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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7회 작성일 17-01-14 04:31

본문


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 문정희


가장 아름다운 것은
손으로 잡을 수 없게 만드셨다

사방에 피어나는
저 나무들과 꽃들 사이
푸르게 솟아나는 웃음 같은 것

가장 소중한 것은
혼자 가질 수 없게 만드셨다

새로 건 달력 속에 숨 쉬는 처녀들
당신의 호명을 기다리는 좋은 언어들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저절로 솟게 만드셨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 속으로
그윽히 떠오르는 별 같은 것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을 受賞
詩集으로 <새떼>,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찔레>, <아우내의 새>,
<하늘보다 먼 곳에 매인 그네>, <별이 뜨면 슬픔도 향기롭다> 등과
詩劇 <구운몽>, <도미> 및 수필집 <당당한 여자> 등


------------------------------------

<감상 & 생각>

감상의 '토'를 달지 않더라도,
詩가 모든 걸 다 말해주고 있지만

그래도 굳이, 한 느낌을 달아본다면...

나만의 것(所有)이라 생각하는 데는 진정한 아름다움이 깃들지 않는다는,
진정으로 소중하고 아름다운 건 너와 나의 벽을 허문 곳에 있다는,
사랑도 그렇게 하나가 되어, 서로를 바라보는 눈 속으로
그윽히 떠오르는 별 같은 것이라는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자기만을 위해 분별하고 탐하는 마음은 자신의 영혼을 속박하는
감옥과도 같음을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우리는 항상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의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분리해서 보려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하여, 그 같은 삶의 상태에서는 참다운 아름다움이 깃들 수 없음을
詩로써 넌지시 일러주는 거 같습니다

또한, 시인의 詩를 감상하면서 갖게되는 한 생각...

오늘 날의 現代詩를 일컬어 <메타포어로 분칠을 한 말의 홍수洪水>라고
개탄하는 일각의 탄식도 있지만,
문정희 詩人은 이런 탄식에서 멀리 벗어나 삶의 진정한 의미를
生의 완숙한 사색思索으로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시인이라 할까요

그녀의 詩에선 종교적인, 철학적인, 또는 인생론적인 심오한 내용을
목에 힘주고 말하지 않더라도, 무엇이 삶의 <진정한 가치>인지를 깨닫게하는
시적詩的 묘미가 있는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시인의 소박한 필체는 詩에 있어 독자로 하여금
보편적 공감에 이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시적 도구이구요

새삼, 시인이 詩를 통해 독자와 감동을 나눈다는 건
그 무슨 '현학衒學'과 그 무슨 '척함 + 꾸미기'와는
하등 관련이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 요즘 이런 '척함 + 꾸미기'의 포즈(pose)를 취하며,
꾸며댄 말로 시를 쓰는 사람들도 많지만 말이에요

(가령, 이를테면 저 같은..)

어쨌거나, 그런 이들과는 달리...

일찌기, <프로스트 Prost>가 말하길
<詩란 기쁨으로 부터 시작하여 예지(叡智)에서 끝난다>고 하였던가요
- " Poetry begins in delight and ends in wisdom "

文 시인은 그걸, 몸 전체로 詩를 통해 구현하는 시인이란 생각도 해보면서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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