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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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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9회 작성일 17-01-26 00:12

본문

 

돌산에서 / 활연 여수 돌산 근처에 와서 물칸을 넘본다 도다리 모로 튼 눈 물끄러미 물 밖을 본다 돌산은 어둑한 절벽 곳곳에 묵묵히 등불을 내걸고 좌시座市엔 어족들이 더는 보여줄 게 없다는 듯이 온몸 뒤집고 꾸덕꾸덕 말라간다 그 곁을 지키는 주름 깊은 노인도 덩달아 말라간다 어물전 촉 낮은 가판대로 치덕치덕 갯내가 흐른다 반골과 기골이 발라내진 물칸마다 최후를 포복하는 눈들이 모로 자빠져 있다 칼날이 아가미 숨통을 자를 때 해구로 간질을 뻗었을까 어슷하게 썬 바다가 낱알을 떨어낸 볏단처럼 켜켜이 누웠다 물골을 핥아주던 강도다리 저민 단층을 뒤적거리며 융기와 침강 혹은 몸속 어딘가로 뻗은 주상절리를 젓가락질한다 돌산 근처에 와서 쑥돌 아래 눌린 물미역처럼 나는 밀린다 절굿공이로 빻은 혈흉은 해류로 빠져나가도 좋으리 펜촉 여물게 물고 물의 이력을 기록하던 살비듬은 내 컴컴한 동굴에서 다시 환생할까 싱싱한 편리를 잘라 마시고 불콰해진 붉은 구름 속으로 해태가 솟아오른다

筆名 : 활연豁然 (本名 : 김준태) 2010 시마을 문학상 대상 受賞 시마을 이달의 최우수작, 우수작 다수 시마을 作品選集 『분홍 불꽃』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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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감상>

시인 자신은 심드렁하게 말하길, 이 시를 그저 그런 시라고 하는데.. 아무튼, 나는 감명 깊게 읽었다 - 하긴, 내 졸시들 중에도 아주 맘에 안 드는 걸 (폐기처분하고픈 걸) 극찬하는 독자분들도 계시지만 하지만, 어떡하겠는가 시란 건 일단 시인의 품을 떠나면, 그 순간부터 더 이상 시인의 것은 아닌 것을.. (이래서, 시인은 자신의 시에 대한 무한책임이 평생을 두고 따라 다닌단 거 - 글쓰기 무섭단 거) 각설하고 여수麗水는 나도 대학시절에 한 번 찾았던 곳.. 시를 통해서, 나 역시 한때의 추억을 소환해 본다 시인의 (정감情感 어린, 그러나 예리한)통찰력이 대상對象(돌산의 정경)과 더불어, 의식意識 위에서 시인 자신의 삶을 투사投射한 채 어떻게 한 편의 시로 형상화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느낌 밀도密度있는 묘사가 좋고, 그에 따른 감각적인 '메타포어'도 인상적이란 생각 흔히, 정경情景을 묘사함에 있어 묘사 그 자체에 함몰陷沒되어 정작 시인의 목소리는 제대로 담지 못하는 시편들도 많은데.. 시에 있어 언어를 다룰 줄 아는, 시인 특유의 필법筆法이라 할까 그런 함몰을 벗어난 차분한 어법을 통해 돌산의 정경을 가지고 시인 나름의 '새로운 해석' 즉, <해석의 확장>이 시인 자신의 이력履歷에 이입移入되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어서 좋다 또한, 시에서 외연外延으로 드러내어 표현하지 않지만... (시 끝에 남겨지는 그 어떤 내포內包의 깊은 맛이라 할까) 시인의 무의식無意識까지 포함한 그 어떤 지향志向의 울림에서 심상尋常한 현재의 일상을 뛰어넘으려는 의지(海駝)와 함께, 시인이 지닌 존재적 고뇌와 아픔이 여수 돌산의 출렁이는 물소리의 짙은 여운餘韻으로 남아 길게 자리한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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