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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Episode) / 안희선


평생토록, 사랑 한 번 못받는
미련한 몸짓도 있다지

혼자만의 모진 그리움으로
몸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갈기 발기 찢겨진 심장마저
허공에서 빨갛게 뛰는......

보기엔 섬뜩하고 우습기도 하지만,
애먼 이의 가슴에 다짜고짜
이기적인 사랑을 겨누는 일보다
아름다운 일이지

굳어진 가슴의 화석(化石)에서
오랜 눈물로 보드랍게 단련된,
제 영혼을
아프게 꺼내는 일이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영원히,
모를 일이지

살다 보면 그냥,
그런 일도 있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