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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당이 보이는 언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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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876회 작성일 17-03-06 12:04

본문


    敎會堂이 보이는 언덕에서 / 주봉구


    두 줄기 구름과 숲으로 감싸인
    언덕을 돌아
    해변의 모래알에 이르면
    비애와 욕망을 어루만지는
    저 작은 손이여.
    역사, 도덕, 철학, 사회 등등
    도저히 끝 닿을 수 없는 하얀 낮에
    드러눕는 누드.
    진실은 몽땅 밀물에 밀리어
    몸바뀐 물보라만 끌어안고
    울부짖느냐.
    높디높은 하늘이 오늘 따라
    눈에 부시다.
    파랗게 질리어 응어리지는
    저 진실의 핵자(核子)까지 떼어 버리고
    부끄러움도 하나 없이
    돌아서는
    바람같은 사람들
    무시로 반짝이는 모래알속에
    무거운 발자국만 뜨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두 줄기 물과 빛으로 감싸인
    언덕을 돌아
    멀리 멀리 퍼져가는
    아베 마리아, 아베마리아.



    朱奉求 시인
    1979 <시와 의식: 現 문예한국>으로 등단
    시집 [길 떠나는 바람], [집 없는 달팽이] 등


    --------------------------

    <감상 & 생각>

    이 詩를 읽으며,
    내 눈이 도망칠 겨를 없이 못박히는 한 구절...

    '파랗게 질리어 응어리지는
     저 진실의 핵자(核子)까지 떼어 버리고
     부끄러움도 하나 없이
     돌아서는
     바람 같은 사람들
    '

    어쩌면, 나같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
    아니겠나 싶었던 거다

    시인의 그 같은 비평적(批評的) 안목은
    현실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고 비겁해지는
    하여, 꾸준한 타협 속에 진실이 밥 먹여주나 하며
    민망한 자기합리화에 급급한 나 같은 몰골들에게는
    더 할 나위 없이 아픈 영혼의 채찍도 되나 보다

    詩 전행(全行)을 감싸고 있는 암울함도 우뚝한
    성채처럼 진실과는 담 쌓고 있는, 지금의 이 뻔뻔한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시대를 말하는 듯 하다

    '도저히 끝 닿을 수 없는 하얀 낮에
     드러눕는 누드.
     진실은 몽땅 밀물에 밀리어
     몸바뀐 물보라만 끌어안고
    '

    그리고 보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도 3년이 다 되어가건만
    그 진실 규명은 커녕

    비밀스러운 7시간에 얽힌 각종 물타기 공작에
    덧없이 사라진 꽃 같은 생명들은
    그들의 몸바뀐 물보라만 끌어안고...


                                                                                - 희선,


    Ave Maria - Michal Lore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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