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박 일 시인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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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72회 작성일 21-04-14 15:44본문
시마을에서 오랫동안 활동 하시던
박 일 시인께서 2021년 4월 11일 지병으로 별세 하셨습니다.
그동안 쓰셨던 시는 영원히 남아
오래오래 독자들에게 위안을 줄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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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죽(山竹) 아래
박 일
산죽(山竹) 부딪는 소리니
무서워 말라고 했다
너는 산이 우는 중이라 했다
그 밤, 산중의 바람은 차가웠고 너의 막차는 떠났다 풀칠 안 된 겉봉에서 편지가 쏟아지듯이 시월도 고샅으로 꼬리를 감추어 가던 가을, 몸 비비는 산죽(山竹)의 체온 쌓인 간이승강장에서 여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둥켜안고 헤어졌을까 밀봉된 시간처럼 가버린 안부는 냉혹한 추억이 된다 피안의 껍질은 견고해서 매미 울음도 귓전을 비켜가고 물풍금의 변주곡은 삐걱대는 대문 앞에서 악보를 접는다 불 꺼진 툇마루의 네모난 받침돌과 징검돌에 발등을 찍힐 때마다 희미하던 네 모습 눈앞에 곧바로 서곤 하는데, 그리움은 애초에 잴 수가 없는 거리여서 내 뼛속은 이대로 가난해야만 하는가 아직도 익숙한 맑은 웃음기가 처마를 벗어나기까지 늙은 사과는 몇 번의 모습을 바꿔 달아야 하나
거울 속 얼굴이 몇 백 번 겹쳐보여야 푸른 산죽(山竹)은 마른 울음이 되나
2006년 《시사사》 등단
시집 『난』 등
댓글목록
운영위원회님의 댓글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으로 마음이 따듯하고 두툼한 시인 한 분이
이 찬란한 봄 날 꽃과 함께
영면하셨습니다.
돌아 올 수 없는 곳에서도 따듯한
시를 쓰시리라 믿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경희님의 댓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일 시인의 시는 독자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주 오래 전 2번의 만남을 기록했던, 시에 대하여 열혈청년 같던 님의 슬픈 소식을 듣습니다.
부디 걱정 없는 곳에서 편히 쉬소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일 시인님께서도 세상을 떠나시다니 이 무슨 일입니까
안타깝기 그지 없고 마음 아픕니다
바람 잘 날 없는 세상
부디 하늘에서 위로받으시고 낙원복락 누리시기를 기원드립니다
grail200님의 댓글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