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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 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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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19회 작성일 15-08-12 15:20

본문

내 몸은 반 이상이 물이다
당신이 나를 잡아먹는다면
반 이상은 물을 먹는 셈이다
나는 스폰지가 물을 머금고 있듯이
물을 머금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흘러 다니던 물이 나에게도
흘러와 흘러가는 것이다
나는 걸어 다니는 구름이고 누워서
코를 골며 숨 쉬는 강이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웅덩이며 술을
마시고 출렁이는 바다다
나는 푸르게도 희게도
검게도 될 수 있다
무색투명할 수도 있다
누가 나를 잡아먹더라도
반 이상은 물을 먹는 셈이다
나는 아까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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