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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의 힘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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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회 작성일 26-05-17 11:18

본문

술의 힘

=김경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방화범이 붙잡혔다

 

그는 법정에 붙들려 와 재판장 앞에서

왜 그 많은 불을 질렀느냐는 질문에 답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눈이 먼 방화범은

자신의 불을 한 번도 보지 못했으므로

 

 

   김경주 시집 고래와 수증기’ 80p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눈 떠 있어도 볼 수 없는 세상 그 미련함에 너무 많은 것을 불 질러버렸다. 영화 ‘The Field’가 떠오른다. 땅에 대한 각별한 애착 때문에 주위 사람과 가족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을, 결국 가진 소와 아들까지 잃어버리고 만 한 농부의 삶을 그린 영화였다. 무지가 무지를 안다면 저렇게 많은 불을 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를 모르니 시 감상에 내 마음 한 자락 건지려는 욕심에 화를 불러오듯 그러나 이것은 건전한 불로 여긴다. 다만, 자를 모르면서 자에 함부로 끼워 넣는 일은 없어야겠다. 진술은 늘어놓고 펼치는 것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방화범, 불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은 욕망과 정말 불처럼 활활 타오르고 싶은 삶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려면 늘어놓고 펼치는 것 밖엔 없다. 시인은 그 힘을 강조한다. 영화 ‘The Field’는 아버지가 꿈꾼 세상과 아들이 꿈꾼 세상은 달랐다. 마지못해 아버지 삶을 보조하며 지탱이 되고자 힘써왔던 아들 결국 나중은 떠나지만, 갑자기 미쳐버린 아버지의 광기에 그만 희생되고 말았던 아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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