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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 심재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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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68회 작성일 21-01-11 05:39

본문

기적 / 심재휘


병실 창밖의 먼 노을을 바라보며 그가 말했다

저녁이 되니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네


그후로 노을이 몇 번 더 졌을 뿐인데

나는 그의 이른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간다


하루하루가 거푸집으로 찍어내는 것 같아도

눈물로 기운 상복의 늘어진 주머니 속에는

불씨를 살리듯 후후 불어볼 노을이 있어서


나는 그와 함께 소주를 마시던 술집을 지나

닭갈비 타는 냄새를 지나

그의 사라진 말들을 지나 집으로 간다


집집마다 불이 들어오고

점자를 읽듯

아직 불빛을 만질 수 있는 사람들이

한집으로 모여든다


* 심재휘 : 1963년 강원도 강릉 출생, 1997년 <작가의세계> 로 등단, 2014년 

            제 8회 현대시 동인상 수상, 시집 <중국인 맹인 안마사>등 다수



< 소 감 >


그와의 한때 인연은 아득한 추억으로 남아서 가슴 깊이 져미어오는

그리움은 저녁노을처럼 붉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자연흐름의 당연한 순리로써 이를 거스르는 

것을 우리는 기적이라 하는데(자연에 대한 역행),


그는 죽고 나는 살아서 그와의 인연을 아쉬워 한다는 것은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것으로 화자는 이런 심상을 기적으로 본 듯하다?      






 


댓글목록

순례자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순례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둠이 있어야 밝음이 성립되듯이
죽음은 삶의 배경이고
함께 가는 평행선 같은 것이겠는데
우리가 죽음을 받아들이기에 서툴고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은
삶에 미숙하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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