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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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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환상처럼 /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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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2회 작성일 21-09-20 20:45

본문

하나의 환상처럼 / 김선우

- 에빌 킬레스의 문라이트(달빛)을 들으며


내 혈관을 짚으며 외계가 물었다

"다음 꿈, 인간입니까?"

대답이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정성껏 말했다

"가장 오래된 울음이 피 도는 몸인 걸 압니다.

노래가 여기서 나오는 걸 압니다."


혈관 악기, 라고 기록되었다

본 적 없는 촉각의 문자였으므로 혀를 대보았다

비릿한 노을이 빠르게 스몄다


"절망마저 진부하다면 노래를 그칠 겁니까?"

나는 그만 문을 닫으려 했다

"인간을 지속 하길 원하십니까?"

문 밖이 조금 초조한 듯했지만


다음 꿈, 인간일까?

지금 저질러온 인류사만으로도

인간과 꿈은 지독히 먼데


"살아있는 동안 쓰는 일을 계속할 뿐입니다"

시를 쓰는 자로서의 내 유일한 능력은

무엇이 되려는 꿈을 흩어버릴 수 있다는 것


관 밖에서 누군가 훌쩍거리는 것 같지만

나는 노래를 이어가기로 했다

오늘 밤은 피아노에 어울리는 혈관악기로서


* 계간 <발견> 2019년 겨울호에 발표


#,

문라이트(달빛)곡의 감미로운 흐름 속에 화자가 부르는 

노랫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 시상이 아니면 

느껴볼 수 없는 생경한 분위기에 독자도 도취된다


외계와의 대화, 독백에서 표출 되는 불확실한 심상이 혼미를

거둡하면서 독자도 스스로의 사후를 추측해보는 계기로써

인생 최후의 선택 기로에 선 화자는 마침내 시인은 역시 시인이구나 

하는 마지막 결기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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