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당신을 빌릴 수만 있다면 /이채민 > 내가 읽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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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당신을 빌릴 수만 있다면 /이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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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40회 작성일 15-08-23 13:20

본문

수레국화와 양귀비 사이에서

쓸쓸히 시들어가는 당신을 잠깐, 빌릴 수만 있다면

단 한 줄의 문장으로 나는 사이프러스 숲에 당도한다

아주 잠깐, 당신에게 기댈 수만 있다면

광기어린 해바라기가 뒤덮은 노란 지붕 아래

성수를 뿌리며

태양을 흠친 범죄자의 난해한 이름들을 외우며

당신이 그려놓은 만 개의 별을 세며

새들이 앉았다 포롱포롱 날아가는 삼나무도 족하겠지만

외로움이 등불처럼 달린 당신의 등에 기대어

진한양귀비로 확 피어보고 싶다

카페 라뉘*에서 내 눈을 멀게한 죄까지

사랑할 수밖에 없어서

* 카페 라뉘 : 고흐가 그린 실제 카페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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