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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메르헨 / 강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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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9회 작성일 22-07-0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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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 강기원

 


    친구가 생겼어요 엄마 이니셜만 말해 줄게요 at에요 a는 삼백 년 전에 죽은 남자애 t는 사십 년 전에 죽은 여자애 a가 먼저 오고 곧이어 t를 데려왔죠 우린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아요 창백한 얼굴에 새벽노을이 홍조처럼 번질 때까지 어제는 실핏줄을 뽑아 실뜨기를 했고요, 그제는 셋의 머리카락을 모아 사막에서도 튀어오르는 공을 만들었어요 우리들 옆에서 생쥐는 날개를 얻어 박쥐로 날아오르고 잿빛 삼고양이는 털을 파랗게 바꿔요 고장난 벽시계는 멀쩡히 돌아가고요 엄마가 간식을 챙겨 주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아요 친구들이 소리를 질러도 잠든 엄마가 듣지 못하니 우린 맘껏 구르고, 뛰고, 괴성을 지르며 온 집 안을 돌아다닌답니다 친구들은 나보다 우리 집을 더 잘 아는 듯해요 붙박이장 속에 그렇게 깊은 숲이 내 침대 밑에 그렇게 긴 지하 창고가 있는 줄 누가 알았겠어요 주방의 그릇들이 밤마다 그리 수다를 떠는지 어찌 알았겠어요 누군가 흘린 피에서 엄마 냄새가 난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된 사실이에요 밤새 놀다 지친 나는 자꾸 잠이 쏟아져요 암막 커튼 뒤에서 부화가 먼 알 속인 듯 자고 또 자요 낯빛이 점점 친구들을 닮아 가요 깨우지 말아요 엄마, 내 생일도 기억 못 하는, 가출을 해도 모르는, 꿈마다 울며 찾아야 하는 엄마는 이제 안녕! 내게도 친구가 생겼거든요

 

    얼띤感想文

    詩를 생산하는 주체는 모두 엄마다.

    엄마의 머릿속을 누가 알겠니? 자음이 알겠니, 아냐 모음이 알지. 다만 소리 내 읊지 않을 뿐이란다. 메르헨 너는 삼 고양이가 있지만, 까마귀가 앉은 돌쇠는 길고양이만 다섯 마리나 키우고 있단다. 삼백 년 전에 죽은 남자애도 있고 사십 년 전에 죽은 여자애도 있으니 외롭진 않겠구나! 메르헨, 여긴 어제 만난 남자가 올 일은 극히 드물고 방금 떠난 여자가 오는 일은 극극히 드문 일이지만, 가끔은 올 때도 있단다. 머리띠를 놓고 갔거나, 중절모 놓고 갔다며 뛰어오는 백발노인은 있었어니까 사막에서도 튀어 오르는 공을 만들었구나 나는 오늘 견과류를 씹으며 따먹지 않은 원숭이와 다람쥐를 생각한다. 굵은 나무로 성장할 수도 있었던 50년 뒤의 꿈을 말이다. 나는 그 50년 전의 상황으로 엄마를 펼쳐놓고 타자를 하니까. 맘껏 구르고, 뛰고, 괴성을 지르며 온 집 안을 돌아다닌다고 즐거워하지는 마라! 쓰레받기 들고 치워버리는 애들도 있으니까 나 같은 애들 말이다. 붙박이장 속에 그렇게 깊은 숲이 있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았겠니, 젖은 발목까지 비튼 팬티까지 말이다. 못 볼 것 본 건 아니겠지. 거기도 지하창고 있어, 여기도 마찬가지란다. 수심이 천심이라고 얼마나 깊은 창고인지는 몰라! 다만 따뜻하지 않을까 하며 오늘도 찔러보는 두레박 같은 그래 마중물이라 해두자. 주방의 그릇들이 그렇게 시끄러웠구나, 여긴 변기가 고장 난 지 오래되었어요. 줄줄이 터진 수도꼭지부터 바꿔야 하는데 말이다. 물세가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들락날락 거리는 저 인간. 여보 얼른 설비업자 좀 불러다 줘요, 그래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봐 잘 고치지도 모르면서 깨진 도기에 피가 났어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 일이잖아 나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 뭐 먹었다 싶으면 피곤해 어데 소파라도 있으면 잠시 눈 붙이고 나면 좀 나아지기는 해도 말이야 생일 우습지 미역국은 누가 끓어 준다나, 안 먹은 지 벌써 50, 그래 친구 좋아 나도 메르헨 너처럼 좋은 친구 방금 하나 생겼어. 안녕 그럼 내일 또 보자고,

    詩를 낳았다면 좋은 친구 하나 생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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