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녀를 역전에 박아놓았나 =최금진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무엇이 그녀를 역전에 박아놓았나 =최금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0회 작성일 23-06-28 21:44

본문

무엇이 그녀를 역전에 박아놓았나

=최금진

 

 

역전광장에 앉아 있는 거지 여자의 하루가

신신파스처럼 욱신거린다

멍은 그녀의 오갈든 잎사귀

얼굴과 팔과 가슴에 매달고 그녀는 웃는다

담배를 입에 물고 숨을 쉬며

죽은 새의 영혼 같은 입김을 꺼내놓는다

가끔 연기로 도넛을 만들어 집어먹는 시늉을 하며

추억의 허기로 바싹 마른 여자의 젖가슴이 흔들린다

침을 삼키며 시비를 걸어오는

덕지덕지 피딱지가 앉은 사내의 흐릿한 눈

서로의 추운 몸을 깊이깊이 박아넣고 쉬어가자고

헤헤헤, 남자의 술병에 매달리는 여자의

등 위로 꽁지 뽑힌 비둘기들이 난다

광장에 달라붙은 껌자국처럼 어둑해진 눈으로

오후 여섯시의 시계탑이 그들을 내려다본다

불빛 켜지는 뒷골목마다 깨진 소주병이 퍼렇다

 

   얼띤感想文

    온전치 못한 곳이 이 세상이다. 가난과 세상에 대한 이유 없는 적개심, 비현실적인 거 같은 현실적인 삶과 고독 무엇보다 소외감으로부터의 싸움 그것은 한 여인이 감당해야 할 숙제와도 같다. 거기에 비하면 죽음은 완벽하다. 여섯 시처럼 꼿꼿하며 시계탑처럼 견고하다. 죽지 못해 이끈 삶을 이미 다 죽어간 사내의 눈과 마주한 지금, 온갖 술수에 균형 잡지 못한 새()만 깊다. 어찌 보면 시 그 자체는 우울한 노숙의 아픔을 전하지만 이를 시적 세계관에다가 빚어놓으면 우습기 짝이 없는 그야말로 시인의 술수에 말려 열두 시처럼 좌정하게 만들고 여섯 시 같은 기상이변에 구름만 잔뜩 일기도 한다. 하루가 고단했다면 술병 하나 건네받은 거 같고 하루가 지루했다면 저 젖가슴에 입에 물린 것이겠다.

    시와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공수죄괴功首罪魁라는 말이 있다. 공을 세우는 데에서도 으뜸, 죄를 짓는데에도 으뜸이라는 말, 다른 말로 하면 뭐든지 잘한다는 뜻이다. 역전광장 앞 신신파스처럼 욱신거리며 껌 자국처럼 눌어붙는 일에 앞서 무엇이든지 반복적으로 행하는 길이야말로 무엇을 배우는 데는 지름길이 따로 없다. 반복과 실수 실수에서 그 원인을 찾고 다시 또 도전은 등 위로 꽁지 뽑힌 비둘기가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종국에는 물 위를 나는 매서운 매의 눈빛을 갖게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080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조경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63 07-07
507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5-24
507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24
5077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24
507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23
507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23
5074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5-23
507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22
507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22
507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5-21
5070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5-21
506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5-20
506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5-19
5067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19
506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19
506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5-18
5064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5-18
506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18
5062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5-17
506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5-17
5060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16
505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5-16
505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5-16
505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5-15
505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15
5055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5-15
505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5-14
505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5-14
505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5-13
505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5-13
5050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5-13
5049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5-12
5048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5-12
5047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5-12
5046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12
5045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5-11
504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5-11
5043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5-10
504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5-10
5041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5-10
5040 김부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5-10
5039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5-09
5038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5-09
5037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5-09
5036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5-09
5035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5-08
5034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5-08
5033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5-08
5032 鵲巢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5-07
5031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5-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