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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권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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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1회 작성일 24-07-27 22:34

본문

집으로 가는 길

=권혁웅

 

 

    고어 영화도 아닌데, 이 골목길은 널린 순대를 생각나게 한다 그러니까 이 길에서 나는 반쯤 소화된거다 융모에 여러 번 얼굴을 비볐는지 눈 코 입이 한쪽으로 쏠리기도 했다 직선이야 전봇대가 흠모할 뿐, 비탈은 자꾸 오른쪽으로 간다 그러니 넘어지지 않으려 몸을 왼편에 두는 게지 입안에서 오래 굴린 사탕처럼 소심해져서 골목길은 제가 되먹이는 소리에도 화들짝 놀란다 움푹 떠낸 어둠은 선지에도 이 길에도 있다 혹은 취기가 이 길과 포개어져서 갈 봄 여름 없이 미궁을 만들기도 한다 집으로 가는데도 여전히 집으로 가는 그런 길이 있다 겨우 돌아가 이를 닦으면 불쑥 욕지기가 치밀어 오르는, 만취한 칫솔이 집게손가락이라도 된다는 듯이

 

 

   문학과지성 시인선 384 소문들 권혁웅 시집 45p

 

 

   얼띤感想文

    나를 이해해 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가 퇴고 하나 없는 돼지만 같다. 그러니까 여러 번 읽고 다시 또 들여다보고 뺏다가 넣었다가 지루한 일이다만 얼굴은 또 쏠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고집 또한 만만치 않아서 부러뜨리는 일이야말로 극히 어렵다. 그러니 재보고 기준을 살피고 대중에 맞닥뜨려야 하니 왼쪽은 늘 옆에 두며 있는 게지.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삶을 대변하고 만 이 사실에 아 입안에서 무슨 달콤한 경전의 한 말씀이 떠오르고 하루 헤쳐나가 길 도로 되뇌며 있다가 정신이 번쩍 든다. 빛은 여러 선인의 말씀에도 있고 지금 내가 걷는 길에도 내림이(깨달음) 있을 것이다. 푸른 기운이 돈다. 가고 보고 열고 하는 것들 모두 미궁이다만 역시 집으로 가는 길은 집으로 가는 것이고 그러한 것은 당연히 그러하다. 그러나 다시 또 들여다보면 불쑥 욕지기가 치밀어 오른다. 겨울은 이미 끝을 다했는데 고작 고른 그것도 둘째가라 하면 서러운 일 일터 그러니 어찌 다시 또 들여다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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