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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무척 =황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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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1회 작성일 26-05-03 11:34

본문

무척

=황정산

 

 

선생들은 무척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셀 수 없고 잴 수 없다고

그래서 운산할 수 없다고

형체가 없어 그릴 수 없다고

모두 지우라고 시켰다

그래도 무척을 보았다

몽골 초원에

그곳 말 타는 아이들 손짓에

그 위를 나는 독수리 날갯짓에

무척이 서 있었다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먼지 속에서

새벽녘 젖은 풀잎 끝에서

내 이름 부르던 그녀의 목소리에서

그 젖은 눈 속에서

무척이 있음을 듣고 보았다

어깨를 쓰다듬던 바람 한 점

울렁이던 미세한 떨림과 울림

이 모두가 자라 무척이 되었다

숫자로도, 선으로도 담을 수 없을 때

우리는 무척을 꺼내 든다

때로 말없이 때로 분명하게

시공을 건너는 그 눈금을 생각한다

무척


    가운을 걸치고=鵲巢感想文

    무척은 다른 것에 견줄 수 없다는 뜻의 부사다. 시인은 무척에다가 마음을 담았다. 이 시를 起承轉結로 굳이 나눈다면 는 무척의 사전적 의미를 떠나 마음의 상황적 묘사까지 언급한다. 무척은 셀 수 없고 잴 수 없다. 운산 할 수도 없고 형체 또한 없어 그릴 수 없으니 무척은 막연한 감정표현이나 다름없는 것이 된다. 두 번째 단락 , 그래도 무척을 본다. 몽골 초원에 그곳 말 타나는 아이의 손짓과 그 위 나는 독수리 날갯짓에 무척이 있음을 말이다. 몽골은 꿈 몽에 뼈 골을 묻듯 마음의 본고장을 상징했다면 초원은 나부끼는 민초의 소리를 상징한 것이다. 말 타는 아이를 굳이 한자로 대신한다면 詩人이 아닐까! 말을 아주 잘 타니까 말이다. 그 위 나는 독수리 날갯짓, 그야말로 하늘의 틈새를 넘나드는 마음의 한 자락이다. , 마음은 지우개로 지울 수 없고 마음은 새로운 벽 앞 젖은 눈으로 신께 절실히 기도할 때 그 마음은 말()의 깨와 같아서 바람 한 점 고스란히 묻어나 있으므로 그야말로 떨림과 울림을 제공한다. 이 모두가 자라 무척이 되었다. 마음은 한량이 없다는 것이다. , 그러므로 숫자로도 선으로도 담을 수 없는 그 무척은 마음의 무한성을 드러내고 시공을 건너는 그러니까 그 눈금의 잣대는 무의미한 일이라 굳이 이를 표현한다면 한 마디로 딱 잘라 그냥 무척이 되는 것이다. 오늘따라 유난히 무척 그리운 것이 있다. 빳빳한 배춧잎에 삼겹살 펑펑 얹을 수 있는 그 날 무척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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