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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2,072회 작성일 15-07-11 17:19

본문

파리 우화 /달팽이걸음
                     

안 바돌로메 형제에게!

내가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 하나 급히 전하네

얼마 전 우리 마을에 낯선 그가 나타났다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제법 단정한 복장을 하고 있었고
눈매는 겸손함이 배었는데  몸에서는 푸른빛 나는 위엄이 있었지
그가 마을에 오고 난 후 큰 소동이 일어났다네

글쎄 그가 버려진 생선토막이나 상한 음식을 찾아 먹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슬며시 엿보았더니 식사 전 후로 기도를 하는데
두 손을 모으고 일용할 양식을 주셨다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었네

그리고 틈만 나면 속죄의 기도를 드리는데
자신이 지은 죄와 혹시 모르고 지은 죄 심지어 다른 이들이
자기에게 지은 잘못까지도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네

날마다 무슨 사명이라도 받은 것처럼 더럽거나 상해가는 음식이
있으면 냄새 맡고 나타나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는 것이었지

그것을 알게 된 어떤 이는 그를 피하고 어떤 이는
쫓아내거나 심지어 죽여 버려야겠다고
달려들기도 하였네

그럴 때는 멀찍이 달아나 외진 곳에서
무릎을 꿇고 저들의 무지와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는 비록 더러움 가운데 거하나 저들만큼은
깨끗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었네

저들의 멸시와 박해로 저희 믿음이 약해져
행여 겉만 깨끗하고 속은 그렇지 않은
이들을 부러워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이 일을 자손 대대로 임명하시어
자손들이 구더기가 되어서라도 세상의 부패한 것들을
다 쓸어 없애 아침이면 상쾌함으로 햇살 빛나는 날 오기를

한마디 원망도 없이 큰 눈을 꼭 감고 두 손 모아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이었네

마치 그리스도의 제자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하며
냄새나는 곳, 그늘진 곳을 골라 떠 날 생각도 하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기도하는 이자가 자네는 혹시 누구인지 아는가? 마을이 몹시 불편해
하고 있어 그러니 알면 신속히 답장 바라네

*추신: 하마터먼 빠뜨릴 뻔 했네, 이자의 손과 발에는 잔털이 엄청 많다네

 동료 형제 노 베드로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14 10:30:59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2

댓글목록

책벌레정민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마디 원망도 없이 큰 눈을 꼭 감고 두 손 모아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이었네"

아름다운 시심
머물다 갑니다.

염려해주시고, 마음 써주셔서
동시집에 그림을 그려준 이예지 양이 수술을 잘 마치고 회복 중이라고 하네요.
지난 목요일 오전 9시에 무려 6시간 정도의 수술을 견디어냈다는 것이~ㅠㅠ
수술 직후에 오리고기가 좋다고 하여... 친구들과 오리고기 사먹으라고, 며칠 부업해서 번, 7만 원을
오늘이나 내일 예지 양 계좌로 넣어주려고 합니다.

즐겁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_^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민기 시인님 이예지 양이 회복 중이라니 정말 다행입니다
속히 정상으로 돌아와 좋은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네요
더위에 건강 살피시고 계속 열정과 사랑이 충만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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