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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귀고/유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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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4회 작성일 20-12-0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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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고(歸故)




유치환





검정 사포를 쓰고 똑딱선을 내리면

우리 고향의 선창가는 길보다는 사람이 많았소.

양지 바른 뒷산 푸른 송백(松栢)을 끼고

남쪽으로 트인 하늘은 깃발처럼 다정하고

낯설은 신작로 옆대기를 들어가니

내가 트던 돌다리와 집들이

소리 높이 창가하고 돌아가던

저녁놀이 사라진 채 남아 있고

그 길을 찾아가면

우리 집은 유약국

행이불언(行而不言)하시던 아버지께선 어느덧

돋보기를 쓰시고 나의 절을 받으시고

헌 책력(冊曆)처럼 애정에 낡으신 어머님 옆에서

나는 끼고 온 신간(新刊)을 그림책인 양 보았소.




- 시집 <생명의 서>에서, 1947 -






*  머리가 복잡하고 시가 뭔지 회의가 들 때면

   나는 옛 시인들의 시를 읽는다.

   그들의 시에 깃든 어른다움과 인간다움을 배운다.

   요즘 시처럼 기교와 화려한 테크닉은 없지만

   고향의 크고 높다란 느티나무와 같은 기품이 있다.

   함부로 어른을 판단하고, 옛것을 폄훼하는 건 모자라는 표식이다.

   어릴적 그들의 시를 읽으며 시를 꿈꾸고

   시의 심장에 들고자 했던 자는 안다.

   시란 애정에 낡으신 어머니처럼 낡을수록 좋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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