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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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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 교실2/마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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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0회 작성일 20-12-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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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학 교실2





마종기





참, 저애 좀 봐라.

꼬옥 눈감고 웃고 있는

흰 꽃으로 가슴 싼 저애 좀 봐라.


여기가 무덤이 아닐 바에야

우리는 소리 없이 울지도 못하는데


한세상 가자고 하다

끝내는 모두 지쳐버린 곳.


네 살결이 표백되어 

천장의 흰 바탕 보아라.


너를 얼리던 소년은 

하나씩 외로운 척 흩어져가고

수줍어 눈 못 뜨는 소녀야, 말해봐라.


전에는 종일 산을 싸돌고,

꽃 따먹고, 색깔 있는 침을 뱉어


저 냄새, 내리는 햇살 냄새에

너는 웃기만 했지.


우리는 두 손

숨을 멈춘다.


참, 저애 좀 봐라.

그래도 볼우물 웃고

우리들 차가운 손바닥 위에

헤어지는 아늑함을 가르쳐주려는

저애, 꽃순 같은 마음 소리 들어보아라.




- 시집 <조용한 개선>에서, 1966 -




*  오래된 시다.

   그러나 풋풋함과 세련됨이 요즘 시에 못지 않다.

   실제 1959년 <현대문학>지에 박두진의 추천으로 먼저 등재됐다.

   미국에서 의사의 생활을 하면서도 모국어로 시를 썼던 시인,

   쉽고 가슴 울리는 그의 시편들은 내 젊은 날의 위로였다.

   소녀의 시체를 해부하는 해부학 교실에서 시인은,

   한편으론 음울하고, 또 한편으론 인간 신체의 내밀한 구조를 경이에 차서 배웠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아름다운 시를 시체들 속에서 읊고 있었다.

   맑고 아름다운  노시인의 건강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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