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 김이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변신 / 김이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06회 작성일 20-10-15 19:46

본문

변신 / 김이듬


나는 변하겠다
아무도 나를 못 알아보게
뼈를 톱으로 갈 때는 아프겠지
아픈 건 아포리즘만큼 싫다.
성형 전문의가 검정 펜으로 여자 얼굴에 직선 곡선을 그은 사진이
버스 손잡이 앞에 있다
전후의 사람이 동일인이라면
나도 하고 싶다

손님에게만 화장실 열쇠를 주는 카페가 싫다
수만 마리 구더기가 되어 주방을 허옇게 뒤덮고 싶다

나는 긴 목을 더 길게 빼고 들어가서 눕는다
목에서 허리에서 뼈 부러지는 살벌한 소리
내장을 터트리려는 듯 주무르다 압박
위는 딱딱하고 장은 다른 사람에 비해 아주 짧습니다
맹인 안마사의 부모는 젖소를 키웠다고 한다
펭귄이 어렵지 않았다는 뜻이겠지
나와 동갑이 미혼
고3 때부터 나빠지기 시작한 시력으로 이젠 거의 형체만 어슴푸레 보인다는 말을
왜 내가 길게 들어주어야 하나
인생 고백이 싫다
다른 감각이 발달되었다는 말을 믿어주어야 하나
그의 눈앞에서 나는 손을 흔들어보고 혓바닥을 날름거려보지만
웃지 않는 사람
자신의 굽은 등을 어쩔 수 없는
논산에서 순천 가는 길의 서른 개도 넘는 터널에 짜증 낼 수 없는
언제나 어두운 낮과 밤
들쭉날쭉하는 내가 싫다

이미 누군가 다 말해 버렸다 쓸 게 없다
가슴이 아프다
작아서

금천동 사거리 금요일 저녁 봄날
아무도 안 오는데 명성은 무슨
명성부동산 위층 명성지압원 간이침대에 엎드린 신세
잠들면 어딜 만질지 모르니까 정신 차리고
시를 쓴다
(화분에 씨를 심고 뭐가 될지 모르는 씨앗을 심고 흙에다 눈물을 떨어뜨려요.
눈물로만 물을 주겠어요. 그런데 씨가 그러길 바랄게요. 까지 쓰는데)
.

뭐 합니까 돌아누우세요
씨알도 안 먹힐 시도 되지 않고
야하게 꾸며 나가고 싶은 저녁이 간다
지압사에게 나를 넘긴다
눈멀어가는 남자가 인생에 복수하듯 나를 때리고 비틀고 주무른다 이러다
변신은 못 하고 병신 되는 거 아닐까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9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9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7 0 12-11
8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 11-29
7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4 0 11-15
6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9 0 11-04
5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0 10-21
4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2 0 10-20
3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0 10-18
열람중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0 10-15
1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5 0 10-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