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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저전거 / 권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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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3회 작성일 20-10-20 19:07

본문

고장 난 저전거 / 권혁웅


고장 난 자전거, 낡아서 끊어진 체인

손 잡이는 빗물에 녹슬어 있었네

고장 난 자전거, 한때는

모든 길을 둥글게 말아쥐고 달렸지

잠시 당신에게 인사하는 동안에도

자전거는 당신의 왼쪽 볼을

오른쪽 볼로 바꾸어 보여주었네

자전거는 6월을 돌아나와

9월에 멈추어 섰지

바퀴살 위에서 햇살이 가늘게 부서지네

내가 그리는 동그라미는 

당신이 만든 동그라미를 따라갔지

우리는 그렇게 여름을 질러갔지

고장 난 자전거 9월은 6월을 생각나게 하네

뜯어진 안장은

걸터 앉았던 나를 모를 테지만

녹슨 저 손잡이는 손등에 닿은 손바닥을

기억하지 않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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