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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행복한 날이/심호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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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90회 작성일 20-12-22 21:18

본문

그만큼 행복한 날이 




심호택 





그만큼 행복한 날이 

다시는 없으리

싸리빗자루 둘러메고

살금살금 잠자리 쫓다가

얼굴이 발갛게 익어 들어오던 날

여기저기 찾아보아도 

먹을 것 없던 날



- 시집 <하늘밥도둑>에서, 1992 -





*  먹을 게 없는데도 행복하다니,

   이 말이 몸으로 와 닿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의 눈물겹도록 부시던 어린 날은 갔다.

   그러나 그리워할 수 있는 마음 또한 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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