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망사 장갑 / 김혜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검은 망사 장갑 / 김혜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9회 작성일 20-12-28 03:42

본문

검은 망사 장갑 / 김혜순


깜깜한 밤중에 벌판 한가운데서 불길이 치솟는다

불타는 집이 붉은 물로 빚은 한 송이 장미 같다

밤마다 한가운데 환한 배 한 척 같다

하늘로 떠오르는 불타는 상여 같다

그러나 환한 저 꽃 한 송이 속에는

여자를 죽이고 죽으려는 남자가 타오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불 꺼진 집은 더러운 걸레 뭉치

같다

너를 내리칠 때 피 묻은 망치에 달라붙던 머리칼 뭉

치 같다

남자의 두 눈썹 아래서 떨던 더러운 블랙홀 같다

블랙홀에 붙어 살랑거리던 개털 같다

더러운 재가 입술에 달라붙는다


* 김혜순 : 1955년 경북 울진 출생, 1979년 <문학과 지성> 등단, 

            시집 <죽은의 자서전> 등 다수


< 소 감 >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 인터내셔날 부분 수상한 시집

<죽음의 자서전> 중 열여드레 부분이다


화자는 멀리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또는 물에 떠내려가는 검은 

물체( 망사 장갑)를 바라보면서  

한밤에 타오르는 한 송이 붉은 장미 같은 불길, 밤바다에 떠있

는 환한 배등, 눈부시게 강렬한 이미지를 떠올리고   

하늘로 떠가는 불타는 상여등 죽음과 연관된 음숲한 이미지들도 

떠올리고 있다 점점 강해져서 

너를 내리칠 때 피 묻은 망치에 달라붙던 머리칼 등 극한 상황

까지로 번지는데 막막한 절망들이 온천지에 만년된듯 하다 

여기서 필자는  

긴장감 넘치는 한 살인 사건의 현장이 설핏 떠오기도 


- 가까이 허리를 굽히고 다시 더 자세히 그녀를 살펴보니, 두개골이

 부서져 옆으로 삐져나오기까지 한 것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손가락으로 그걸 건드려 보려다가 얼른 손을 거두었다. 그런

짓을 하지 않아도 확실했다. 그 사이에 피는 웅덩이 같이 괴어 있었다 - 


러시아 작가 또스또옙스키의 죄와 벌에서 주인공 라스꼴리니꼬프가

전당포 노파를 도끼로 살해한 후 확인 하는 장면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0건 4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22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9 0 01-07
221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7 0 01-06
221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7 0 01-05
221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 0 01-04
22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 01-04
22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7 0 01-04
221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 01-03
221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6 0 01-02
221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 01-01
221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12-31
221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6 0 12-30
220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3 0 12-29
220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1 0 12-28
220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0 12-28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12-28
22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 12-27
220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8 0 12-26
220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6 0 12-25
220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8 0 12-24
220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6 0 12-23
220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1 12-23
21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0 0 12-22
21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9 0 12-21
21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1 12-21
21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1 12-21
219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3 0 12-20
219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0 12-19
219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12-19
219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0 12-17
219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1 12-16
2190 흐르는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 1 12-16
218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 12-16
218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1 0 12-15
218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0 12-14
218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1 12-14
2185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4 1 12-13
218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12-13
218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0 12-12
218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 0 12-11
2181 김성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0 12-11
21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 12-11
217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 12-10
21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0 12-08
217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 12-08
217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7 0 12-07
21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0 0 12-07
217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12-07
21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2 0 12-06
21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3 0 12-06
217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12-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