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증후군 > 창작시

시골 증후군

종이의 뼈를 그리는 사생대회를 한다는 소문에 동네 아이들이 수군거렸다

대회의 주최자를 찾아 의도를 살펴보자는 아이의 의견에 찬성하는 본질파가 세를 과시하였다

주최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준비한 아이들은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 의도를 찾아야 한다고 소리만 높이다가 갑자기 풀이 죽어 밥도 먹지 않는 의지를 보이며 삶의 의미라도 죽기 전에 찾아야 한다며 글을 쓰며 종이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의도치 않은 사태가 의도된 불길처럼 동네를 덮치자

사생대회는 종이의 살을 그리는 대회로 변질되었다 소문은 꼬리를 물고 죽어가는 본질파 우두머리에게 알려지고 아이들은 소문의 꼬리를 물고 소문은 괴로워하면 살점을 조금씩 내어주었다 종이에 살점이 점점 줄어들 때쯤 종이의 뼈를 그리는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아무도 그림을 그리지 않고 침묵으로 대회를 조롱하면서 끝이 났다

대회가 끝난 동네에는 백지가 가득하였다

뼈를 그리는 대회는 아직도 소문으로 전해져 오고 매년 휴지가 바람처럼 동네를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