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變身의 邂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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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變身의 邂逅>
열두 폭 치마폭
밤이면 달을 몰래 품어 안고
수많은 별도 끼워 눕고
맑은 이슬 듬뿍 마셔대니
그것도 모자라 스물네 폭 크더니
하얀 서리가 시샘한다
깊숙이 토실한 속살
누구에게 바칠까?
어느 날 주인어른 손에
모두가 싹둑! 잘려 옮겨간다
찬물에 목욕재계하고
그동안 묻은 공해 씻어내고
달빛과 함께 자란 속살
해거름이 시샘하던 노을도
우주 속에 모든 찌꺼기
염분 속에 말끔히 소독하고
몇 번씩 씻기고 할퀴다 보니
육신은 기절해 파김치다
어느 순간 깨어보니
맵고 따가운 고추장 그릇
파 양념 듬뿍 쌓여 호령한다
섞이고 짓이겨 모두 하나다
새로운 세상에 오르는 순간
입맛을 다셔보니 짭짤한 육질
우리는 이렇게 변신했다
당신께 사랑받는 김치라는 이름으로,
저녁에 장독에 담겨 있는데
달빛이 차갑게 내려온다
뚜껑마다 내밀하고 은밀하게
비집고 들어오려 몸부림?
세상을 향한 변신의 해후,
배추의 혼령이 사랑받는 날이다.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예비군동원훈련 마치고
돌아서면서 열두폭치마만 봐도 콩닥대던
그치마폭!
아름답고 풍치있고 전통의 선이 뚜렷해서
숫컷들의 표상인디...
이거 참...
이곳에서 하산준비 하느라 좀 바쁘네요
두무지 시인님 송년회 때 봅시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지난번 집에 김장을 도와주면서
생각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저가 긴 시간 방을 비워 두었습니다
다녀가신 흔적 밥갑습니다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치 사랑이 대단하십니다
토실한 속살에 배여있는 그 맛
시큼하고 짭쪼롬한...
이제 곧 김장철이네요
수육 한 점 속살 치마폭 쌈에다
소주 한 잔이 생각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김장은 만들기도 힘들지만,
고생한 보람을 주는 것 같습니다
가까우면 몇 포기 보내드리면 좋겠지만
마음으로 전합나다
빈 방에 다녀가셔서 송구스럽니다
건강과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따로따로 볕 쬐고 물 마시던 배추들이
화장발도 진하게(아마 성형도 했겠지만)
누워있는 장독대가 눈에 선합니다.
지금은 김치 냉장고 속에서 서로 체액을
교환하며...
심오한 글에 취해 나갑니다. ^^
더 이상 남길 것이 없을 때 나는 사라지지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네요
지금은 냉장고에서 보관 하지만
엣날에 장독에서 한겨울을 지내는 운치있는
장독대 생각이 납니다
빈방에 손님 대접이 소홀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을 빌어 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열두 폭 치마폭
밤이면 달을 몰래 품어 안고 온 아름다운 변신
그리고 해후 그 절창속에서
감칠맛 나는 김치맛을 느낍니다
맛있는 김치맛에
푹 빠졌다 갑니다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열두 치마폭, 김치 한사발 담아 놓고
언제 소주 한잔 기우려야 하는데
많이 죄송 스럽습니다
일찍 다녀가 주셔서 감사 합니다
추운 날씨, 고르지 못한 세상
마음 잘 추르리고 지내시기를 빕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