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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803회 작성일 16-11-17 09:15

본문

 라임Rime / 테우리




  한라산자락 어리목산장 연못가에 하얀 꽃 피었다
  헐벗은 나뭇가지와 춤을 추다 승화한 무빙霧氷
  꽁꽁 얼음 뼈를 심고 살갗에 하얀 넋을 씌웠다
  바람이 밤새 안개를 몰고 상고대로 날랐다

  마침내, 추위의 결이 애써 낳은 설화雪花


  밤이 깊을수록 연무에서 박무로 진화하는 굿거리장단에 한풀이로 풀어놓으니 한 맺힌 설움 눈물이라 제 몸 어는 줄 몰랐다 마침, 산장을 지나던 기세등등한 한풍의 무리가 이를 시샘하듯, 한세월 한사코 잠자코 있던 한 가닥 주변머리도 없는 나목들 불러 세웠다. 정신줄 놓은 무희들 모두 붙들어 매라는 명령이 하달되고 그 선봉에 선 동장군, 서릿발 같은 얼음호령 떨어진다

 

  기꺼이 가지마다 얼어붙은 무희들, 설움에 취하고 한풍에 시달리던 그들, 한 풀 꺾인 그들 모두 죽더니 

온누리 하얀 꽃무리로 환생하여 마냥 춤을 추는구나

  서리 서리 서리꽃으로,

  한이 서려 저리 추는 걸까
  하염없이...

추천0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profile_image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의 급냉각 현상에 라임 또한 급냉각 한 듯 합니다.
무빙霧氷에 새콤한 맛을 느끼다 갑니다.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실, 예전에 써두었던 글인데...
요즘 돌아댕기는 시쳇말에서 문득 떠올라 다시 다듬어봤습니다
점점 추워가는데 시인님 건강이나 잘 살피십시요
못된 것들은 죽거나말거나...

잡초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뵙는 김태운시인님
몸이 불편하시다는 소리가 있어 걱정을 했는데
한이 서려 추운 서리꽃을 보면서
현시국의 아픔을 느낍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결막과의 씨름은 결국 시간초과로 판가름이 나고
이제 겨우 회복하는가 싶었은데
시력이 확 떨어지네요

그러다보니 길라임이 어른거립디다
ㅎㅎ, 그래서 예전엣것 뒤졌지요
어찌어찌 느낌이 그렇더군요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라산 상고대에 잠시 빠져 있는데,
결국은 한이 서린 서리꽃의 군무로
끝이 나는 군요.
이 세상은 <한>을 떠나 살 수가 없나 봅니다
수준 높은 글 속에 행복을 느낍니다
건강과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라산에도 이제 곧 겨울로 휩싸이겠습니다
한라산에 한이 서린 모습
그 서릿발을 떠올려봤습니다

작금의 정국이 참 서릿발 같기도 하고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들 마음이
너무 안타깝기도 하네요

머물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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