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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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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2회 작성일 16-11-18 18:13

본문

낙엽

 

 

헌 돈같이 부풀어 쌓여 있는, 가을 계돈 타는 계절이다

잠결 꿈속에서

돈에 찌들어 허둥거리는 남자가 보였다

낮에 생각했던 저 헌 돈 같은 것들이 내 돈이었으면

답답한 생활고을 깨고 신용 불량도 깨고

마누라 옷 한 벌 멋지게 사주고 싶은데

 

구름같은 돈, 더 멀리 가기 위해 가지에서 뛰어내렸는데

바로 아래로 추락함은 가벼움의 무게 또한 만만하지 않다는 말이겠지

물기마저 튼실한 저것들에게 모조리 빨려

겨우 목숨 부지한 하루 볕 아래에서

누군가의 발에 밟혀 내는 앓는 소리조차 어떤 사람들의 기쁨이대고 있다

 

잔인한 한 생애의 가을날이다

아버지 돌아누워 보인 등에도 낙엽이 그려져 있다

평생을 가을날만 피하고 싶어 했던 아버지

갈색으로 변한 마지막 소원이 과연 이루어질까

바람이 불자 다시 한 번 일어서보려 한다

 

나의 짧은 날 가을의 깊이로는 눈앞에 보이는 것들만 품으려고 앞을 본다

이 가을에서 사라져버리면 출렁이던 한생의 경계가 아쉽다

이제는 이 가을에 그을리지 않겠다고

깊은 지층에 뿌리하나 마련하려 한다

 

너무 가벼워 이리저리 휘둘렸던 잎사귀가 가벼워 불꺼졌던 한 사내의 잎에

마음의 불 밝힐 수 있을까

바닥에서 사무치게 그리운 부푼 돈 같은 자화상이

또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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