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딱 찍혔다!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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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딱 찍혔다! /秋影塔
두루미 모가지 같이 긴목 달린 차 한 대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집 앞, 건너편 전봇대에 cctv를 달아놓고 간다
보고 있자니 그 속이 몹시 궁금하여
슬쩍 들어가 보았더니,
아이구나, 머니나!
우리 집 속내가 탈탈 털어 다 보인다
처마 끝에 집수리하는 거미가 보이고, 거미가
잡아 정성껏 염해 놓은 벌레가 보이고,
세탁기도 보이고 널어놓은 양말짝에 속옷까지 보이네
보면 볼수록, 아이구나, 머니나네!
베란다에 나설 때마다 나를 훔쳐볼 저 독수리 눈
그와 맞설 수 없는 내 등신은 점점 작아지고
오그라들 것이고
무슨 죄라도 지은 듯 나는 풀이 죽어
살아야 할 것 같은데
마침 집 앞으로 나비 한 마리 훨훨 날아가고
어떤 재수 옴 붙은 사내 하나, 꽁초 휙! 던지며 지나간다
하하하,
“나비야, 사내야! 너희는 딱 찍혔다!” 갑자기 호방해진
내 웃음소리
내 눈도 더 크게 떠지는데
저 동그란 눈은 절대로 거짓말을 못한다지?,
그러하니,
cctv는 내게 항상 진실만을 말해 줄까?
어느새 공모자가 되어 시선줄을 조율하는 우리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네 그럴줄 알았어요
저리 멋진 글이 나올줄 알았지요
추시인님은 역시 글쟁이야요
거미가 벌레 잡아 놓고 염 한다고요
아휴 너무 해요
또 읽고 또 읽어 보다가
웃다가 지치네요 ㅎㅎㅎ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거미는 먹이를 항상 정성껏 염해 모셔놓고
속을 쏙 빨아 먹더라고요. ㅎㅎ
어째 이제 시말에 돌아오신 건가요?
사업은 잘 되시고요?
항상 자랑하던 작은애기는 두루 잘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량재석 시인님! *^^
김태운.님의 댓글

진실을 말하려면 머리와 꼬리를 다 헤아려야하는데
그 눈은 아마 시야에 들어온 몸뜡이만 딱 찍어 그걸 진실인 양 호도하지요
거두절미한 그 순간의 사실일 뿐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죽도록 따지시길...
하늘만 그 진실을 알 뿐이라고...
감시에 감사할 뿐이라고...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사실 그 눈초리는 죄없이 사람을
주눅들게 하기도 합니다.
세상이 좀 달라진 듯하니, 이제는 진실만을
말하는 cctv를 기대합니다.
세상엔 다 감추고, 아전인수 하는 것만
말하는 그것들이 너무 많았으니까... ㅎㅎ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CCTV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 있습니다
일상에 움직임이 포착되어 나쁜 일은 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마음까지 찍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언젠가 인간의 지능까지 찍는다면 그건 재앙이지
싶습니다.
꼭 요긴한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곳에 편리한 도구였으면
하는 바램을 놓습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옳은 말씀입니다.
일장일단으로 읽히는 cctv의 필요성과
불리를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있어야 할 곳에는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합니다.
범죄예방 차원에서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좋은, 유익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두무지 시인님!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
집앞에 cctv 가 달렸다구요?
아쉽게도 사람의 마음까지 찍히는 최 첨단 기게가 나오 지 않은거네요
조금 있으면 그런 로봇이 나오겠지요
살맛 안 나는 세상 이에요 모든 것을 범죄의 차원에서 다루는 데
좋은 점도 있지만 사생활 침해도 되니까요
시인님 시 공장 훔치는 것 들키면 잘 봐주시기요 헐 헐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8월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사실은 집을 향해 달아논 것은 아니고
아래층 현관문이 보이도록 옆 길을 향해
달아놓은 겁니다. 글을 재밌게 쓰고 싶어
우리 집을 향한 것처럼 썼지만요.
언젠가 달릴 줄 짐작은 하고 있었으니
뭐 새로울 것은 없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
라라리베님의 댓글

시인님은 시제를 고르심도 특별하거니와
곳곳에 보이는 넘치는 재치를 보면 머리도 본래
매우 좋게 타고 나신 듯 싶습니다
저는 편식을 하고 기발한 착상이 부족하지라
많이 배워야 되는데 복습하기도 쉽지가 않네요
좋은 시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시간 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머리 좋다는 얘기도 못 들었거니와
머리 나쁘다는 말도 별로 안 들었으니,
그저 보통 머리구나,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ㅎㅎ
마음은 항시 습작 중이니 자랑할 일은
전혀 아니고, 좀 신경을 써보자 하는 정도
입니다. 리베님의 글은 서정이 넘치고
수심 아래쪽의 흐름처럼 잔잔한 기품이 흐른
다는 것, 아십니까? ㅎㅎ
아마 모르시죠? 저의 판단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라라리베 시인님! *^^
힐링님의 댓글

그 녀석의 임무는 그래도 진실을 전하는데 일조 하지요!
생떼 쓰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포착해서 진실을 전해주고요!
아마 그 녀석이 치사 하게 다 찍어 고할 때는 미치지만
그 녀석의 눈 하나는 시대를 제대로 읽고 있자는 것!
인간의 마음까지 찍는다면 신의 이름 하나를 붙여주겠지만
그 녀석이 있어 그나마 혼탁한 세상사의 한 몫을 맡기고 있나는 점과
그 녀석을 감칠나게 믹셔해서 꾸며내는 시맛은 얼얼하게 합니다.
사물의 깊이를 파고들어 현실과 조화시키는 그 힘은
그 녀석을 버금 갑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녀석의 본분은 리얼하게 사실을 얘기해
주는 것! 힐링 시인님의 말씀이 딱 맞습니다.
그나마 그게 있어서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해결 되고 있으니, 해조냐, 익조냐, 논란에
싸인 참새와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합니다.
황새는 아니더라도... ㅎㅎ
감사합니다. 힐링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