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손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붉은 손
철물점에 쌓여있는 붉은 손이
운동장 스탠드에서 꽃으로 핀다
앞뒤로 뒤집히며 피어나는
붉은 꽃 하얀 꽃에 익어가는 축제
아버지의 손을 아이들이 흔든다
노동을 놀이로 꽃피우는
아이들의 성숙에 아버지는 웃는다
사철 아버지의 손에 피고 지는 꽃
눈 내리는 겨울날엔
불똥을 덜어내고 심지를 돋운다
모여 앉은 제비처럼 빨랫줄에 매달려
뱃가죽 달라붙은 개구리로 말라간다
붉은 꽃잎 한 움큼 움켜쥐고
세찬 바람 몰아쳐도 놓지 않는다
울산이든 김제든 부르는 어디든
저녁놀 물드는 개흙에 피는 꽃
3D의 십자가에 못 박힌 아버지의 손이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애잔한 시 한 편 제대로 읽고 갑니다
늘 한가위 같은 시, 보고 또 보게 하는 군요
이태학님의 댓글

고나시인님방문고맙습니다
변함없는건필을기원합니다.
책벌레09님의 댓글

아주 좋은 시, 아주 잘 감상했습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이태학님의 댓글

정민기시인님의'시골장'감명깊게읽었습니다
건강과건필을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