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우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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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秋雨 콘서트 / 테우리
슬슬 어스름이 다가오자 여기저기 불쑥불쑥 조명을 키우는 도시의 무대, 세월을 재촉하며 추적거리는 가을비의 서곡이다. 지륵지륵 한 복판을 내지르며 차차 뒤죽박죽인 질주, 서로 저가 독주인 양, 앞다투며 화음을 무너뜨리는 바퀴벌레들의 요란한 협주다. 터무니없는 한편에선 각본에도 없는 풀벌레들 합창이 심금을 건드린다. 취객의 이명을 물어뜯으며 흐느적거리는 원성이다. 질퍽한 발길을 붙들고 치근덕거리고 있다. 환절의 미련인 듯, 환향의 갈망인 듯, 내내 길손을 붙들고 마구 들볶고 있다. 빗소리에 뒤섞여 징징 짜고 있다, 삽시간에 관객의 심통으로 휩쓸리는 눈물바다다
머지않아 냉혹한 썰물의 계절이 기웃거리면
슬슬 쓸쓸해지려는 소음 속 무대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가을비 내리는 거리의 풍경!
절묘한 비유가 아름다운 선율처럼 울립니다
높은 시상에 젖다 갑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지난해 부산에 있을 때 쓸쓸한 심상을 끄적여본 것
다시 꺼내보는 시간이었답니다
물론, 또 고치고, 다듬고...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무대가 너무 넓어서,
조명이 너무 많아서, 비의 콘서트는
무대를 가을 속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듯
우리 모두는 관객이면서 또한 초대에서
제외된 군상들이 아닐는지····
가을비, 뼛속까지 젖도록 맞아보고 싶지만
마음이 다 헤져 흩어지지 않을까,
한 방울도 피해 갑니다. ㅎㅎ
뒤죽박죽 콘서트, 잘 듣고 갑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뒤죽박죽 콘서트로 님의 심상에 괜스레 어수선을 드렸나 봅니다
갈팡질팡하던 잡념으로 끄적거리던 것,
벌레들 핑계 삼아 축축하게 징징거린 것 역시
시원치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