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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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장* / 테우리
억장이 무너지면 저토록 깊어질까
푹푹 찌는 행간에 부대낀 폐부를 잔뜩 부풀리다 금세
푹, 꺼져버리는 추락이다
시커멓게 물어뜯는 그날의 가슴앓이
서늘한 문장의 부메랑이다
애고! 애고!
조막만한 돌멩이 하나
무심코 툭, 떨구면
쿵! 쿵!
넋 나간 심장이 울컥 돌아와
내리 천둥 치던
기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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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떠러지(깎아지른 듯한, 혹은 움푹 패인)’의 제주방언
* 기정목: 기정(험한 절벽)을 낀 그 길목,
서귀포시 대포마을에 위치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푹 꺼지고,
조그만 돌멩이에도 쿵쿵 찧는
심장이라면,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도 들릴 것 같고······
엉장, 첨 들어보는 제주 말쌈입니다.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엉또폭포, 아시나요
엉장으로 가는 도(입구, 길목)에 있는 폭포지요
그래서 엉또라더군요
더위를 이기려고 심장이 콩알만 해지는 벼랑 위에 섰습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억장과 엉장,
<엉장>은 제주도 유명한 방언 이었네요
푹푹 찌는 행간에 부대낀 허파를 잔뜩 부풀리다 금세
푹, 꺼져버리는 추락이다
이 표현은 계절인가요.
짧고 깊은 시심에 빠져 봅니다
평안 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

엉장의 '엉'은 낭떠러지의 '낭'이랑. '벼랑', '동피랑' 할 때의 '랑'이랑 그 어원이 같답니다
하도 더워서 서늘한 기분 떠올려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아고 더운데 무진장 씁니다.요.
안 더워요..
피서법인가여~~
나보담 더하시구만요.~
주말 잘 보내시구요.
김태운.님의 댓글

제가 요즘 골방신세입니다
요즘따라 글 한 줄 읽으면
금세 졸리는 증상에 시달립니다
해서, 말라가는 신경
일으켜세우려는
궁여지책입니다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말총의 총기를 가지셨으니
농삿일 좀 쉬었다하시라는
염천의 명령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往十里 / 박목월
내일 모레가 육십인데
나는 너무 무겁다.
나는 너무 느리다.
나는 外道가 지나쳤다.
가도
가도
바람이 입을 막는 왕십리
김태운.님의 댓글

왕십리 /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랴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이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
쇠스랑님의 댓글

태운시인님
그긴 집을 나서기만 하면
수려한 풍광이니 참 조으시겠습니다
방언도 배우고,,,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늘 보는 게 그게 그것이니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여기저기 다양하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지요
그러다보니 제주도만 고집하게 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