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경험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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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談
言, 어젯밤 지진 어땠어?
여자 1이 성냥불을 그었다
집이 흔들리고 식탁 의자가 후들거렸다고 여자 2가 입김으로 불을 키운다
며칠 전 줄무늬 구름이 심상치 않았다는 여자 3의 예감이 화롯불이 되었다
여자 4의 고양이는 초저녁부터 보이지 않았고 늙은 개가 자꾸만 집을 들이받더라 며 장작불로 키우고
여자 5는 멸망이 가까워졌는지도 모른다며 불씨를 다른 장소로 옮겨 붙였다
내진설계가 덜 된 담談이 높이 쌓인다
어젯밤은
談을 딛고 더 과장되게
더 실감 나게 번져나간다
나는 談을 밟고 올라가
불안한 별이 밤하늘에 성호를 긋고 있더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잘 지내시지요.
여자 0 지구의 작은 균열이 생기는 것을 안경 너머로 봤다고 했다
그냥 가볍게
談을 딛고 더 과장되게
더 실감 나게 번져나간다// 가벼운 터치가 공감을 끌어오네요..
더위 잘 이기시구요..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서울도 무척 덥지요
지진은
최초의 실금이 시작이었겠지요
그것은 모든 상황에 다 적용 되는 것 같아요
시원한 날들 되시구요
쇄사님의 댓글

"경험談"
제목에서 벌써 한 수 잡고 가는 詩
말은 "들기름 먹인"(윤금초, 어느 무요일) 종이 마냥 불 번지고
글은, 이미 싸지른 불! 흔적을 남기고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얼마전 여자 시인들 모임에서 나온 각자의 경험담을
시로 만들어 봤어요
같은 상황도
각자의 느낌에 따라 경험담도 다르더군요
더운데 고생이 많으셔요
안희선님의 댓글

한국도 지진의 안전지대가 결코 아님은 최근에 규명된,
<한반도 지표면 하의 남한판>의 존재로 인해 더욱 명확해졌죠
아마도, 얼마 전의 울산 M5급의 지진을 겪으며
떠오른 한 생각을 시로 풀어내신듯..
심상(尋常)한 대화체의 시인 것 같지만,
뭇 자연현상에서 파생되는 사람들의 談(말)은 그 중첩됨을 통해서
상식적인 차원에서는 자리를 함께 할 수 없는 또 하나의 과장된
현상을 만들어 내고 때로 그것은 원래의 자연현상을 능가한다는 점을
(아프게) 지적한 것 같습니다
시의 결구가 인상적입니다
"나는 談을 밟고 올라가
불안한 별이 밤하늘에 성호를 긋고 있더라고 말했다"
온통, 불안하고 의구심 많은 사람들의 내진설계가 덜 된
담(壁)이 하늘에 닿을듯 높아갈 때..
사람들 대신 오히려 밤하늘의 별이
인간들이 쌓아올린 그 모든 불안함을 끌어안고
구원의 경지와 손을 잡고 있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도 안전한 지대가 아니라는 것
얼마전 울산 지진이 경험으로 더 심각하게 느낍니다
각자의 경험담이 다 달라서
시로 한 번 엮었는데
시평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여인네들의 수다가 내진설계로 불을 키우고
그 談벼락을 타고 성호를 그었네요
저 이미지처럼 키워가며
불안한 별처럼 싸잡아
ㅎㅎ, 멋집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제주도도 여전히 덥지요
경험담이지만 모든 이야기가
사람의 입에서 커지기도 하고
확대 생산 되는 것 같아요
시원한 날들 되세요
이종원님의 댓글

경험 0인 나는 아무소리도 아무 느낌도 없이 잠만 쿨쿨 잤기 때문에
뒤늦게 담 너머 경험담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서울 가본 사람하고 가보지 않은 사람하고 싸우면 가보지 않은 사람이 이긴다고 하던데...
느낌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 속에 있기에 상상을 현실로 우길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귀 기울여봅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지진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
아파트가 흔들리는 느낌,
그건 몸의 경험 뿐만아니라 정신의 경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더운데 어찌 지내시는지요~
민낯님의 댓글

역시 이미지에 대한 상상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멋진 시 좋은 시에 반하고 갑니다.
읽을수록 우려낼수록 담백하고 쫄깃한 시의 참맛을
경험하는 행운을 주시어 감사합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이미지는 상상력의 열쇠라는 것을
많은 문우님들이 올려주시는 시를 보면서 저도 많이 배웁니다
시마을의 자랑거리라는 생각도 들구요
시인님의 좋은 시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지금은 덥지만 곧 지나가겠지요
좋은 글 많이 쓰세요
탄무誕无님의 댓글

허영숙 여사님의 시가 정일품입니다.
안희선 시인님의 시평 또한 정일품입니다.
안희선 시인님께서
깊숙이 찔러준 시평을 거울삼아
천천히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창작시방/에서 /내가 읽은 시/를 감상을 했습니다.
푹푹 찌는 더위가 굉장합니다.
사람 살려!! 입니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날이 많이 덥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여름 막바지 시원하게 보내세요
다녀가주셔서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말이 사람을 건너가면 증폭되고 과장되고 폭풍이 일고
시도 그렇게 건너가고 건너가 폭풍처럼 몰아쳤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보다도 잔잔하게 마음을 흔드는 일,
그리고 여진을 견디는 게 시 아닐까.
관습적 언어가 없는 시. 그래서 선명한 언어를
구사하니까, 사유가 시를 압도하지 않고
시가 철학을 뭉개지 않고
서로 기대고 호응한다. 고로 잘 쓴다.
고 아부. 가 아니라 진의.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아부가 아니라 진의
라고 그리 믿겠습니다^^
더위가 만만치 않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좋은 시 더 많이 보여주시고,
현탁님의 댓글

오,,,,,
이렇게 끌고 가는군요
여자들의 談
대단하십니다................ㅎ
배우고 갑니다
허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현탁시인님
더위에도 식지 않는 창작열
존경스럽습니다
좋은 시 마니마니 올려주세요^^
한드기님의 댓글

허영숙 ㅣㅣㅣ...ㅣㅣㅣㅣ 한드기
둘 사이의 담이 최소한 저 정도는
일 년에 한 담 정도만 무너뜨릴 수만 있어도...ㅎ
꺼엄처럼 차암 짝짝 붙는 이 맛
언제나 너무 좋아요.
실체도 한번 뵀으니,
언제 한번 허시인님의 수다 들어볼 날 고대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