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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 앞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00회 작성일 17-07-21 16:19

본문


  바람개비 앞에서


  정민기



  바람개비를 하나 땅에 박고 있으니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있는 듯하더니
  우두커니 서 있다가 바람개비처럼
  망치로 얻어맞아 땅에 박힐 뻔했다
  하늘에 못처럼 박힌 새를 올려다보다 말고
  모자를 벗어 한 바가지 땀을 닦을 때,
  가만히 돌아가는 바람개비,
  보이지는 않아도 움직이는 바람의 흔적!
  마음이 가벼웠다

  마음은 가벼운데
  몸속에 심어 놓았던 땀들이 자라났지
  봄이면 자라나는 쑥이라도 된다고
  쑥쑥 자라났다
  여긴, 금빛으로 태어난 햇살 속에서 건네주는
  시원한 나무 그늘로 모여드는 사람들,
  모두 얼굴에 땀방울이 태어나서 아우성!
  한번 앉으면 더는 일어설 수 없는 그늘에 늘어지고
  햇살은 여전히 금빛을 두르고 내려온다
  먼 산을 바라봐도 기다림은 지루하다

  이래서 어디 그늘 축에라도 들겠는가?
  하지만 욕심 없이, 삶에 허우적거리지 않는
  반듯한 잔디를 심으면서 그렇게 살고자 한다면
  바람개비처럼 인생은 빙글빙글 돌아갈 것이다
  곧 온다던 새참은 아직 멀었습니까?
추천0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감사합니다.
제 동시선집 '책 기타' 주문하시려면
쪽지로 문의 주세요.
이곳 초등학교 16곳에 1권씩 기증도 하였습니다.
좋은 휴일 되세요.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코스모스갤럭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람개비처럼 인생은 빙글빙글 돌아갈 것이다
 곧 온다던 새참은 아직 멀었습니까?/

인생과 바람개비의 유사성 짠합니다.
요새는 새참이라곤 겨우 초코파이와 1개와 싸구려 레스비 캔커피 정도만 주더군요
배가 고파 휘청이는 현장에서 물만 벌컥 마셔대야 한다는 참 웃픈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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