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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부 //  최 준건

어느날

무념에 꼬챙이로 주렁주렁엮은

송장의 숫자를 들춰본다

옷깃만 스치면 사망인것을

머그리좋다고 따다 놓았는지

오늘도 분리수거중이다

어쩌면 내심장의 고유한 주파수가있어

그게 나의 번호일지도 모르는데

어느곳이든 멋있게 지르는 고성의 주인은 따로있어

늘 그 전화번호는 누군가에게로 팔려간다

이에반해 깜짝놀라 숨어버리는

내작은 심박소리는 혼자 두기 안스러워 눈을 감고 감상중이다

뜨거워서 전도되는것도

특이해서 새겨지는것도

반복해서 박히는것도

아닌 평범한 도근도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아지랑이의 설레임과

햇살을 타고 유영하는 먼지의 무희를 보는거

봄바람의 사각사각 거리는 아장걸음에

귀기울이기 시작하는거

내 작고 미약한 마음처럼

작은 가슴으로 나서지 못하는 아이들이란 생각이들지만

저마다에 번호가 있을것이라는 생각에

난오늘도 그들의 작은 모스부호를 해석중이다

그들에게 가는 번호 일 일 삐~~

오늘도 한장을 아로새기며

전화번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