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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황현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0회 작성일 16-06-24 00:55

본문




나무에 가지들이 올라선다
둥지가 되어 알이 찬다
새들은 앉는 법을 잊었다
잠시 지나는 바람만이 
그들이 된다

시가 탄생같은 것이라면
새는 껍질을 밀어내고
시는 둥지를 밀어낸다
한 곳에 머물기를 좋아하던
알맹이같던 내가
시를 위해
조금씩 깨져가고 금이간다

둥지를 벗어나는 새는 곧장 죽기도 한다
나는 필사적으로 날개를 펼치던 시들이 죽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나뭇잎과는 다른 종류의 죽음이었다
그런 허무함 속에서도 나는 의도적으로 부서져본다, 균열해본다

내안의 것들을 보기 위해 상처를 만드는 행위는
죽음인가, 탄생인가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눈물들이 추락하는 밤
안약을 넣으려고하자 눈꺼풀은 자꾸 감긴다
눈은 알고 있다
알맹이의 소중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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