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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묾이 붉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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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6회 작성일 16-06-24 08:51

본문

저묾이 붉은 집

 

이영균

 

 

그의 모친은 현실을 죽음인 양

의식마저 놔버린 채 누워 계셨다

네 어머니의 맥박 없는 무덤이 훨씬

평온하다는 생각이다

 

간호사와 마주치는 시선 속에서

잠시 무언중 친구의 진솔한 속이 드려다 보인다

밤새 고통에서 육신을 얼마나 잊으셨는지

저승 뒷담의 도피는 언제쯤 끝이 날것인지

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는 데까지 묵묵히 따르는 게

효도계산법이라 눈에 힘을 주는 간호사

 

알았다는 듯 내뱉는 그의 말

“요즘은 화장장이 대세라는데

아버님 옆에다 모시려면

두 분 모두 화장을 해야 하는데. “

 

문득 그의 모친 창백한 얼굴에서

슬픈 내 어머님이 겹쳐 보인다

 

모친의 남은 삶에 통증을 삭히듯이

요양원 희색 담에 노을이 붉을 때쯤

올 때의 기도가 체념으로 돌아감이 아쉬워

저물녘이 고즈넉이 무거웠다

 

고독마저도 허락지 않는 모친의 삶에서

모든 것 다 파 먹혀 남은 거라곤

깡마른 몸뚱이뿐이었는데 그마저도

다 부서져 바다에 흩어지시던

내 어머니의 허무한 그 날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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