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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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탕 / 테우리
사나흘째 불이 붙었다
초록의 가마를 벌겋게 달구고 있다
결국, 탕을 끓이려는지 비를 붓고 있다
밤새 부글부글,
짜증이 두드린 새벽이 덜컥거린다
탕 탕 후덥지근한 부채질
합세한 열풍의 몽리다
끓어넘칠 것 같아 살짝 열어둔 솥뚜껑
적개敵愾 같은 바람의 심술이다
꽁꽁 닫을 수밖에
창살에 홀딱 젖은 비둘기 한 마리 기웃거리는데
이미 익은 속살이 탈 것 같아 안절부절이다
간간 냉수를 치며 살살 달래는 중이다
벌컥거린 한 모금이 금세
한 됫박이다
한동안 못 미더운 세월
끓이고 식혔다
불혹의 생각은 이미 썩어 바다로 흘려보냈고
지천명의 강산은 콘크리트 속에 묻혔지만
이제 이순의 청맹과니라도 잘 익히면
새로 맞을 한 세월
형통이겠다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시인님 글이 심오하여
한참동안 머물다 갑니다
그래도 세월은 가려니
더운데 부채질이나 하자구요
좋은시간 되시구요
좋은글 많이 쓰시고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장마에 나일 넣고 끓여본 찌개 같은 글이옵니다
그것도 재탕으로요
불쾌지수가 말이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풀하우스님의 댓글

요즘, 김시인님 시가 참 좋아요.
후식으로 노래 먹는 재미도 솔솔...ㅎㅎ
장마비가 제법 한줄기 하더니 주춤 합니다
감사합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어떤 점에서 좋은지 저 자신은 통 모르겟네요
노래가 좋은가보지요
이 노래도 김연숙입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재탕이 아니고 잘 익어 가는 모습입니다
늘 시어의 발상이 놀랍습니다.
잠시 머물며 즐기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재탕 삼탕이면 어떻습니까
맛이 좋아야지요
거기서 거기인 맛, ㅎㅎ
감사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재탕 시가 덥습니다.
시가 맛 있습니다.
시가 달달 합니다.
삼탕도 괜찮을 듯 합니다
장마철 멋지게, 맛있게, 그리고 건강도 챙기시길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재료가 시원찮은데도 맛있다 달달하다 하시니
요리한 자의 기쁨 백배이옵니다
삼탕은 백 살때쯤에나, ㅎㅎ
감사합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좋은글 맛 조오코 노래도 얼시구 절시구
국물이 멀겋게 재탕하지 마이소ㅎㅎㅎ
김태운.님의 댓글

재탕은 아무래도...
쇠스랑님, 맛만 좋다면 괘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