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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를 내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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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25회 작성일 16-06-24 11:19

본문

사거리를 내다보며 / 심월

 

내 꿈중에 하나가 창문 넓은 집에서 사는 것이었죠

오늘 그 꿈이 이루어진 걸 깨닫습니다.

틀린 일기예보에 시큰둥했다가 장맛비의 서두를 봅니다

이런 날 구질구질하게 비맞고 가게에 들어설 사람이 있을까?

반신반의에 스스로 의아해하며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물끄러미 바라다보이는 농협 건물에 직장인 우대론 2.9%부터~

그 옆 해송이용원엔 빨간 동맥과 푸른 정맥이 마구 돌아갑니다

차들은 연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디론지 달아납니다

우산을 펼쳐든 행인들의 발걸음에 눈을 맞춰봅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쬘 때는 우리 가게문에 엉덩이를 맡기는 사람이 있지요

비가 오니까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않습니다

포플러와 전신주에 가려 전신이 가려 보이기도 하지만

오가는 행인들을 지켜보는 재미는 아주 쏠쏠합니다.

이러다 관음증 환자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나에게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게 신기합니다

왜냐고요? 가게 전방이 모두 투명유리로 되었기 때문입니다

추천0

댓글목록

김선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창문 넓은 집에 사시는 꿈을 이루셨습니다 g
비오는 날 가게에서 여기 저기 바라보시는 모습을 봅니다
아마 시감을 찾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빨간 동맥과 푸른 정맥이 마구 돌아간다
시인의 눈은 매의 눈보다 매섭기만 합니다
일상을 잔잔하게 잘 그리셨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장마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한드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드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송이용원엔 빨간 동맥과 푸른 정맥이 마구 돌아갑니다'
이발소 등을 이렇게 기막히게 표현한 명언은 유사 이래 없습니다.
아주 맛깔난 시에 폭 빠졌다 갑니다.

건안하세요.

심월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데, 비판도 좋지만 격려의 글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가능성에 박수를 친다는 말은 힘이 되고 용기가 솟는 일이지요. 덕담은 아무리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진심을 담는 그릇은 언제나 변함이 없으니까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건안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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