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廢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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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廢船)
선창가 한 구석에 우두커니 바위처럼
주저앉은 어선 한 척
모진 해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파도의 과거를 회상하는 듯 미동 조차 없다
한때, 만선의 희열로 깃발 날렸을 시절,
어쩌다
노을에 휩싸인 그물망 사이로 빠져나가
무지갯빛 기름띠 수면 아래
곤두박질쳤을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풍랑에 이리저리 휘돌다
쇠락으로 치닫는 것
일상이다
생과 사의 경계를 구분 짓는
흰 빛과 까만 빛 사이
극점을 향해 질주 하는 파행의
틈 사이로 다시
돛을 올릴 수 있을 지
숨죽인 시간이 식음을 전폐했다,
내게서 박제된 일상의 일상 속
미련이 부레옥잠처럼 뜬다,
물 위에 못내 떠있기만
나의 꿈은 둥둥
허공을 향해
다만 한숨으로 끝 날,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폐선에 비친 만선의 추억이 어른거립니다
그 이미지에서 꺼낸 시상이
참 쓸쓸하다 해야하나...
그 배에 비친 이미지들이 곧
화자의 심정이겠죠?
감사합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만상이 영고성쇠하기에
좋은것만 여과할 수 없는 삶이겠지요
감사합니다, 비에 젖은 오후지만
행복한 시간 되십시요,,,
잡초인님의 댓글

폐선廢船의 슬픈 윤회(輪廻)가 숨찬 황혼
별이 쏟아져 진혼곡(Requiem)으로 부서지던 밤
은하수를 밟고 生을 건너고 있는 滿船의 뒤안길
그 쓸쓸함에 젖다 갑니다.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한 척의 배에도 흥망성쇠가
있는 법,
기름띠를 머플러처럼 두르고 누워있는 폐선,
용골이나 무사할지?
눈에 보이듯 서술하신 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
쇠스랑님의 댓글

아무러면 세상에 곡절이 없을수야 없겟죠
나이스하게 살아야 하는건데
잡초인임, 발걸음 고맙습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흥망성쇠가 있는 법,
지당한 말씀이외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