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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廢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쇠스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46회 작성일 16-06-24 14:43

본문

폐선(廢船)


선창가 한 구석에 우두커니 바위처럼

주저앉은 어선 한 척

모진 해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파도의 과거를 회상하는 듯 미동 조차 없다 

 

한때, 만선의 희열로 깃발 날렸을 시절,

어쩌다

노을에 휩싸인 그물망 사이로 빠져나가

무지갯빛 기름띠 수면 아래

곤두박질쳤을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풍랑에 이리저리 휘돌다

쇠락으로 치닫는 것

일상이다

 

생과 사의 경계를 구분 짓는

흰 빛과 까만 빛 사이

극점을 향해 질주 하는 파행의

틈 사이로 다시

돛을 올릴 수 있을 지

 

숨죽인 시간이 식음을 전폐했다,

내게서 박제된 일상의 일상 속

미련이 부레옥잠처럼 뜬다,

물 위에 못내 떠있기만

 

나의 꿈은 둥둥 

허공을 향해

다만 한숨으로 끝 날,

 

추천0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폐선에 비친 만선의 추억이 어른거립니다
그 이미지에서 꺼낸 시상이
참 쓸쓸하다 해야하나...

그 배에 비친 이미지들이 곧
화자의 심정이겠죠?

감사합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쇠스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상이 영고성쇠하기에
좋은것만 여과할 수 없는 삶이겠지요
감사합니다,  비에 젖은 오후지만
행복한 시간 되십시요,,,

잡초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폐선廢船의 슬픈 윤회(輪廻)가 숨찬 황혼
별이 쏟아져 진혼곡(Requiem)으로 부서지던 밤
은하수를 밟고 生을 건너고 있는 滿船의 뒤안길
그 쓸쓸함에 젖다 갑니다.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척의 배에도 흥망성쇠가
있는 법,
기름띠를 머플러처럼 두르고 누워있는 폐선,
용골이나 무사할지?

눈에 보이듯 서술하신 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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