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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하나하고 0.5의 뜻을 더 가졌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면책특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25회 작성일 16-06-20 15:55

본문

  

 

 

     

 

        꿈은 하나하고 0.5의 뜻을 더 가졌지
  

 


믿을 수 없는 건
한 번도 외국을 나가본 적 없는 내가 끊임없이 그곳을 동경했던 일
외국의 외국을 외국에서도 옥상을 옥상에서도 다락을 
엘살바도르나 체코 같은 이름이 착착 달라붙는
내가 외국인으로 보고있는 외국인이 다시 나를 외국인으로 보고 있는 기분을 상상했던 일
  
(내가 좋다고 한 노래를 누군가도 좋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러다가 종종 쓸쓸해지기도 했지)
  
무엇으로부터 나는 이탈하고 싶었을까
경계
궤도
그런 말들...
  
꿈속에서 나는 공이었지
또 나는
뜻 모를 공이 아주 멀리 날아가는 장면을 바라보는 사람이었지
그 무한하고 평화롭던 포물선을 보다가
평화란게 폭력일 수 있고 그런데
저렇게 가늠 없이 날아가 버려도 살아지는 건가? 공이란 건?
  
(파 울! 
운동장에 울리던 외침과는 상관없이)

믿을 수 없는 건
한 번도 벗어나 본적 없는 내가
아무도 관여할 수 없는 저 담장 너머를 동경했던 일

누군가 잃어버린,

꿈속에서 나는 공이었지
또 나는
어두운 창밖을 보다가 그날 잃어버렸던 것들을 다시 떠올려보는 사람이었지 
폭력적으로 평화로운 날들
단지
믿을 수 없는 건
참 많이 다쳤다고 생각했던 내가
오히려 멀쩡했던 나를 부축해가는 모습
그는 한 번도 나를 벗어난 적 없던 거지

운동장은 적요로웠고
너와 나는 영영 만날 수 없음에도
너와 내가 영영 같은 은하에 갇혀 있다는
다른 하나의 공이
궤도를 이탈하여 멀리 던져졌지

꿈속에서
나는
공이었지

또 나는
뜻밖의 장소에 떨어져 아무렇지 않게 다시 발견되기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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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꾸밈 없이 공을 국외까지 던져보는 꿈, 원샷 황홀입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보여주시는 끼의 예술 감사합니다.
면책특권님 건강하시고 상쾌한 여름 나세요.

고현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외국인으로 보고있는 외국인이 다시 나를 외국인으로 보고 있는 기분을 상상했던 일"

이 표현 참, 음청 엄청 재밌네요.
제가 말주변이 어눌해서 댓글로 명작 훼손하는 불손은 피해야 하는데 말이죠.
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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