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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오는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1회 작성일 16-06-21 11:26

본문

아름다움이 오는 길/광나루

 

아름다움이 오는 길에는

열리고 있는 마음들이 보인다

아직 익지 않아

시고 떫은 속을 보이지만

초록이 빛을 실어

속살을 데우기 시작하면

자라날 눈들은

작은 손을 흔들기 시작한다

 

바람 불고 소나기 내리는 속에서도

한들거리는 손은 아름다워

그토록 하얀 속살을 키우면서도

제 빛을 자랑하지 않기에

제 모양에 취해 거울 앞에 잠들지 않고

향기 가득 뱃속에 담고 있으면서도

배를 내밀어 자랑하지 않는다

 

눈은 빛나지만

그 눈 빛 수줍은 듯 다소곳하여

먼저 스스로의 가슴을 가로질러

산을 보고 강을 보고

그를 보는 눈앞에 읊조린다

 

그대 있음에 나는 열리고

그대 보아주기에 내가 아름다운 것

비록 내 속살이 희다하나

그대 내 손 놓으면 나의 속은 멍들어

빛도 싫어 떠나갈 터

 

아름다움이 오는 길은

그대와 함께 걷는 길

그대의 마음속에 내 마음도 피어나는 길

빛을 불러

함께 초록 속살을 데우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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