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僧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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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僧舞)>S HG
암막이 서서히 걷혀진다.
천천히... 승무의 시작을 알릴지니
팔의 천들이 천천히 들어올려진다.
고요한 호수에 잠시 작은 파문이 일어난다.
팔의 천들이 무겁게 나풀거린다.
소리도 없이...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무거운 적막속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움직이지 않는 듯
절제의 극치
팔의 천들이 펄럭 올려진다.
고요한 호수에 파문이 일어난다.
무언가를 보내듯이
무언가에게 작별을 고하듯이
펄럭 올려진 천이 다시 스르륵 내려온다.
하이얀 낙화(落花)가 펼쳐진다.
그리고 파문은 점점 옅어진다.
다시 고요한 호수가 되어간다.
파문이 완전히 잦아드는 그때
교감하였노라...
일체가 되어가노라...
갈무리가 되어가노라
유(流)속의 유(有)가 되어가노라.
댓글목록
FrozenH님의 댓글

<comment>
이번 작품은 '승무'라는 전통춤을 모티브로 해보았습니다.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 이란 위 단어들을 작품속에 녹여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 난해해지지 않았을까. 좀 걱정이 됩니다.
다만, '동양의 미'라는 것이 '보여지는 미'가 아닌 '내면의 미'를 강조하기에 이러한 난해함도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제가 아직 시등과 같이 아직 문학에 대한 배움이 깊은 편은 아니기에 부디 읽어주시고 다양한 감상과 의견을 짧아도 괜찮사오니, 댓글로 게재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의 모자람과 그 모자람을 채우고 싶기에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
정중동(靜中動):"표면적으로는 조용한 가운데 내면적으로는 부단히 움직임"
동중정(動中靜):"겉으로는 강하게 대치하고 있는 듯하면서도 속으로는 끊임없이 조화를 추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