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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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아이들아
포장마차 붕어빵이 타들어 간다
동공은 우산 끝 빗방울처럼 매달렸다
병아리빛 가방을 메고 횡단보도 건너는 아이의 눈빛이
은방울꽃보다 곱다
말기 암 불치병 환자
사형선고 날짜는 토끼 꼬리만 하다
다섯 살배기 딸은 부쩍 철이 들고 주르르 쏟아질 것 같은
엄마는 어린양 잘하는 은서가 된다
뽀얀 손으로 눈물을 닦아주고 고등어 한 점
목구멍에 넣어줄 때 울컥 눈물 버무려 삼켰다
아니라고
이런 건 아니라고
명주실 같은 시간을 부르르 움켜쥔다
저 털도 안 난 새끼들
“신이여, 제게 이런 아픔을 주시다니요”
장롱엔 까르르 웃음이 걸려 있고
옷 속에 나프탈렌 끼우며
헝클어져버린 세월을 차곡차곡 갠다
두 번 새끼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거미로 환생 한다
배롱꽃 지던 날
천칭자리 별 하나가 유난히 빛나고
하얀 국화꽃 두 송이
배꼽 손 조문을 한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로군요
슬픈 사연, 저절로 하얗게 필름 돌아가듯 스르륵 빠져듭니다
저도 배꼽손으로나마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저 아이들은 어찌해야할까요?
갑장님이 책임지셔야겠네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아마 엄마가 35세였을 겁니다
혼자 아이들을 병아리처럼 키웠던
오직 어린 두 자매 커가는 모습 바라보며 너무나 행복했던 은서 엄마
그러나 얄궂은 운명이 갈라놓았습니다
죽는 것보다 두려운 것은 어린 것들을 어떻게 놓고 떠날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지 슬픈 운명을 붙들고
몸부림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감사합니다 테우리 갑장님
빛나는 문운을 빕니다
심월님의 댓글

슬픈 시가 심금을 울리네요.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옵니다.
이미지고 뭐고 사실에 입각한 간절함이 애틋하고 아립니다.
시는 뭐 이런 맛으로 쓴다는 생각이 온 몸을 싸고 돕니다.
은방울꽃과 같은 아이들의 모습이 처연하고 초롱초롱합니다.
배꼽인사 절로 나옵니다. 순수모순 장미같은 인생이여!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심월 시인님
어린 자녀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은서 엄마는
죽음이 임박할수록 어린양을 부렸지요
점점 5살 은서가 엄마가 되고 엄마는 은서가 되었지요
이렇게 떠날 수 없다고 절규하던 엄마는
어린 것들을 두고 배롱꽃 지던 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언제나 진솔한 글로 깊은 울림을 주시는 시인님
귀한 걸음에 감사드립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도입부가 참 좋은디요
자근자금 잘 읽혀서
좋아유~~ㅋㅋ
후다닥~
김선근님의 댓글

아공 울갑장님이닷
시인님이 좋다면 난 하늘을 나르지유ㅎ
항상 변치 않는 일편단심 민들레
감솨드립니다
저도 휘리릭 ,,,,,,,,,,,
동피랑님의 댓글

눈시울 홍수 지게 하십니다.
진정성을 이렇게 굳건하게 지키는 글을 만나는 기쁨도 잠시, 물밀듯 밀려오는 감동 어떻게 감당하지요.
김선근 시인님의 돋보이는 표현법이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군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즐겁게 지내세요.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아이고 시의 대가께서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비가 내려서인지 이런 슬픈 글을 쓰게 되었나 봅니다
붕어빵 장사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엄마
짓궂은 운명은 끝내 작은 행복마저 용납하지 않았지요
언제나 잔잔한 미소와 넉넉한 인정으로
대해주시는 시인님께 감사드리며
강구안포구와 동피랑의 파수꾼으로
환경보호에 앞장서시는 모습에 경의를 표합니다
부족한 시에 공감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형통하소서
은영숙님의 댓글

김선근님
안녕 하십니까? 회장 시인님!
꼴찌로 들어 왔습니다 혜량 하시옵소서
소나기처럼 흐르는 눈물로 대신 합니다
주님이 제게 주신 달란트 (기도 봉사하라)
다시 한번 깨어 봅니다
신앙으로 깨우처 주신 시인님께 감사 드립니다
오늘도 주의 은총 함께 하시도록 기도 합니다! ^^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세상부귀 영화 다 누렸다는 솔로몬왕도
인생이 풀꽃만도 못하다 했지요
결국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 했고
다 지나가는 것이니라 했지요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저승길은 순서가 없습니다
이름 호명하면 무정한 저승사자가 데리러오는 것이지요
아이들을 두고 갈 수 없다고 절규했지만
끝내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참 반갑습니다 은영숙 시인님
시인님께서 시마을에서 행복한 모습에 저도 기쁩니다
늘 건강 보중하시고 은총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활연님의 댓글

시의 눈은 낮은 데로 임하소서,
가 맞는 듯합니다. 꽃과 사람을 병치에서
슬픔의 페이소스가 넘쳐나네요.
시는 눈으로 들어와 핏속을 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좋은 시
감상했습니다.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아이고 반갑습니다 천재 시인 활연님
그렇습니다 낮은 데로 임하소서
물질만능 시대 가진 자나 부자들은 어떤 역경 속에서도 살아가지만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은 바람 한줄기에도 휘청거립니다
불볕더위에 오이 몇 개 산나물 바구니에 놓고
종일 길바닥에 앉아 있는 할머니를 보노라면
저것이 인생인가 눈시울이 젖곤 하지요
그러니 하찮은 것 있으나 마나 한 것 불쌍한 것에
시선이 가곤 한 답니다
활연님 창방에 횃불을 높이 드소서
귀한 걸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