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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향해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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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06-12 09:07

본문

하늘 향해 웃다

 

이영균

 

 

탈탈 털어서 다리를 신발과 함께 하늘에 걸어 말립니다

초지일관 매진하던 골방의 발이 이제야

햇빛을 보며 환히 웃습니다

차곡차곡 쌓여서 굳어진 시간

대학을 졸업한 지 벌써 오래여서

무릎이 굳은 민들레가 된 듯합니다

 

빌딩만 봐도 두근거리던 가슴

내 속을 헤집듯 달려들던 면접관들

그때마다 굳게 버텨봤지만

번번이 바깥으로 내팽개쳐지곤 했지요

다리가 후들거려 주저앉고도 싶었지만

그래도 그럴 수 없어 

절여오는 오금으로 다시 달렸지요

 

깊이 파다 보면 깜깜해져 길이 사라진 듯

막막하기도 했지만, 고난 끝에

한 모금의 물을 만나면 그게 단비지요

빌딩에 제 의자가 생겼다는 기별

그것 말입니다

 

졸업 후 겪은 골방의 고립과 좌절들

쌓여 굳어버린 시간과 발과 신발을 빨아

탈탈 털어 하늘 높이 널어야겠습니다

취업, 이 사회 일원이란 게

새삼 기쁘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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