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아가씨 '외상바람 났네'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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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아가씨 ‘외상바람’ 났네 /秋影塔
1.
너의 유배지가 아니어도
너는 한 곳에 위리인치 되어 가계를 내려놓고
고개 내밀 때를 기다리다가 줄기가 되고
꽃이 된다
2.
입 크다고 소문이 자자한 백합,
네 입 여는 날이면 벌들은 아마
품꾼까지 사서 찾아오리라
그러나 아직 꾹 다문 입에서는 말 한 마디
새지 않는데
3.
벌들은 너의 침샘 열리기를 기다리는지
문전 탐방이 빈번해졌다
4.
너의 미필적 고의가 부른 연착이 벌의
사회에 자살방조라는 소문이 파다하고
삶에 치명적인 곤궁을 초래 하였다는
풍설인데
5.
오늘 오전에 유서 한 통이 속달로 도착하였다
“내 사랑 백합이여, 그대는 빨리 문 열라,
사랑에 허기가 겹쳤으니 나 몇 시간의 말미로
내 생을 마감할까 하니, 나 죽고 사는 건 오로지
그대 탓임을 아는가, 모른는가?"
다음에 또 한 장의 심각한 쪽지가
시마을을 경유하여 도착하였던바,
“그대 집 앞에 지고 온 마음만 한 짐
부려놓고 이제 나 생이 절박하여 이승을
하직하고자 하노라.....” “헉!”
6.
순결한 백합의 꽃방에 ‘북정으니’ 같은 돼지야
찾아올 리도 없겠지만
아직 백합의 근황도 듣지 못한
벌들은 오늘 꿀에 버무린
사랑이 유난히 고파서 기웃기웃 대다가
허탈하여 돌아서는데
7.
아직 초경도 앓지 않은 백합, 기다림이
빗발치니
가슴이 울렁울렁, 심장이 쿵쿵 뛰어 짧은
치마가 또 한 뼘만큼 짧아지는데....
이거, 야단났네!
백합 아가씨 ‘외상바람’ 났네!!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고운 시심 속에 서 그댁의 화단에 백합꽃을 심고
주인님이 향기에 취해 혼절 할것 같은 가요???
원래 백합은 방안에 놓고 잠자리 깊으면
함께 정사 한다는 의학계의 검증입니다 조심 하시이소
이곳 까지 향기의 유혹이 남 다릅니다
그댁은 꽃이 화단에 널렸다 하는데 너무 꽃을 좋아하면
패가 망신 할까바서 시말 같은 문우로서 걱정 됩니다
안방엔 화병을 없시 걍 주무시는게 좋다는 의사의 조언입니다 ㅎㅎ
오늘도 좋은 시간 되시옵소서!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
햐~! 처음 듣는 말쌈인데
깊이 명심, 또 명심하여 패가망신하는 일
없도록 조신하겠습니다. ㅎㅎ
은영숙님!
몇 년째 백합을 키우고 있는데 아직 혼절이나
기절은 안 했으니 아마 앞으로도
별고 없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그러나 조언은 조언이니 백합 화병을
방안에 두는 일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할
요량이니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반갑고 반가운,
시말 문우님! 염려해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이제 봉오리가 도토리만 하게 생기는 걸 보면
바야흐로 백합의 사춘기가 아닌가 짐작
됩니다.
좋은 밤 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ㅎㅎ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요즘 시인님 시가 잼나요
조금 구도가 바뀐것 같아요
외상바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