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장미, 너를 위해 핏물로 쓰는 시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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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장미, 너를 위해 핏물로 쓰는 시(퇴고) /秋影塔
넝쿨장미, 너는 이제 지고 있다
한 잎, 또 한 잎씩
떨어지는 네가 다 지기 전에 나는
핏물을 짜 내어 시 한 줄 써야 한다
울타리에 능선을 그리고 너울을 만들며
담을 넘어야 하는 너는 붉은 눈의 등 푸른 구렁이
아무도 찌른 적 없고 아무에게도 갈래진 혀 내민 적 없어
네가 다 지기 전에 나는 실핏줄이라도
터트려 붉은 시 한 줄 바쳐야 한다
이제 네게 찾아온 빈혈이 네 심장을 다 빨아먹어
피톨 하나 없이
색 바랜 너에게, 마지막 한 모금 들숨이 되라고
이 초라한 시라도 바쳐야 하므로
* 그 동안 집에서 기르는 꽃에 대한 시를
많이도 썼는데, 미안해라, 넝쿨장미에 대해서는
시를 하나도 못 썼으니,
이 비 내리고 나면
넝쿨장미꽃도 다 지고 말 터,
꽃잎 다 지기 전에 글 한 줄 남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쓴 글입니다. 구렁이가 들어가서 에구, 징그러라, 하는 분도 있겠지만 넝쿨로 담위에 척 걸쳐있다보니 이 사람의 눈에는 꼭 눈은 붉고 등은 푸른 구렁이로 보입니다.
사계 장미도 있지만 넝쿨장미는 오월에나 꽃봉오리를 활짝 여니, 다음 해에나 또 구경할지.
이 글이 마지막 꽃잎 떨구는 날 한 모금 들숨으로 그녀의 심장에 까지 이르기를 빌며....
댓글목록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가운 우리 시인님!
혈서로 다짐하신 열렬한 사랑 시 같은데요?! ㅎ
즐겁게 감상 하고 갑니다
남성의 매력 을 과시 하시는 것 안인가요?
아이고 또 삐질라 ......
결례를 했담 용서를요 안 삐질꺼죠 ......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옵소서!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만장의 존경과 신망과 부러움과, 기대와
뭇 시선을 한 몸에 받고 계시는 은영숙 시인님!
삐지다니요? 본인은 삐진 일 절대로 없거니와
앞으로도 삐지지는 않을 겁니다. ㅎ
남자답지 못하게 조금 토라질는지는 몰라도
삐지지는 않을 겁니다. ㅎ
본인이 혹 삐지는 일이 생기면.... 그건 어디까지나 은 시인님 덕분일 걸로 생각할 겁니다. ㅎㅎ
재미있는 댓글 엄청 웃으며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비가 내립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ㅋ...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추시인님!
내가 보기엔 문학공부 하셨나봐요
글귀 한구절 한구절이 엉청 기가 막혀요
아무나 흉낼수 없는 뭐가 있어요
부럽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문학공부 따로 해 본 건 없습니다.
젊어서 책 좀 읽었고, 지금은 눈이 안
좋아서 책도 못 봅니다.
그냥 이렇게 쓰는 게 문학공부라면 공부겠지요.
내 보기엔 양시인님도 문학에 소질이
많으신 듯합니다. 특히 유머 감각이 남다른
듯하고요. 갈고 다듬으면 이 사람보다는
훨씬 나은 글을 쓰실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