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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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4 홍율
나는 나무가 되련다.
따뜻한 바람이 불어올 때
누구보다 예쁘기 위해
그 아름다운 것을 피웠고
퀘퀘한 비바람이 불어올 때
누구보다 사랑하기 위해
그 향기로운 것을 뿌렸고
시원한 청풍이 불어올 때
누구보다 오래가기 위해
그 푸른 것을 뻗쳤고
쌀쌀한 바람이 불어올 때
누구보다 슬프기 위해
그 푸르르던 것을
마치 이 순간을 위해 기다려왔던 것처럼
더 오래
더 많이
하나하나 곱씹으며
더 노랗게
더 붉게
훌훌 털어버리기 위해
그 미련 남던 것을
조심스럽게 또옥 또옥
몸에서 털어낸다.
살 에리는 바람이 불어올 때
아름다운 것을 다시 피우기 위해
차디찬 눈보라를 맞으며
슬픈 이슬을 떨구며
얼어서 가지를 찢더라도
다시 피우기 위해
더 아름답게 피우기 위해
나무는
그 나무는
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더 아프게
더 힘들게
보낸다.
아아, 더 깊은 낙엽을 위해
더 아픈 꽃을 위해
나는 나무가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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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아아 , 더 깊은 낙옆을 위해
더 아픈 꽃을 위해
나는 나무가 되련다
좋은 시향에 머물다가갑니다
향 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