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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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충돌 / 테우리
헌팅턴(Huntington)의 제기에 시커먼 불이 붙었다
물밑 헌팅을 위한 고뭇빛 쟁탈전
절절한 좀녀 할망들과 싱싱한 스쿠버다이버 젊은이들
막다른 생계와 여유로운 취미
두 물질의 충돌이다
소라, 전복, 해삼의 심장이 철렁거리는 순간
물끄러미 지켜보던 물꾸럭*이 대뜸
시커먼 문장을 휘갈기고 있다
먹물의 애먼 붓질이다
어리석은 섬사람들 숨비소리와 현명한 현대인들의 산소통
그 편 가름 속 판가름 풍경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협박 속 으름장이다
아! 수상쩍은 소송에 휩쓸린
늙은 태왁*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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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어의 제주 방언
* 해녀가 가슴에 받쳐 몸을 뜨게 하는 뒤웅박
댓글목록
테오반고흐님의 댓글

저도 한 때는 제주 살았는데 안타깝더라구요
정말 문명의 충돌이라는 말이 적확한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아하, 그러셨군요
그러시다면 조금은 이해가 빠르실 듯합니다
물론 법적으로는 저 순진한 해녀들이 백 번 질 것 같습니다만...
과잉방어 같이도 비치겟지만
저들의 척박한 삶을 이해하신다면...
그나저나 해녀들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
젊은이들의 이해가 핖요한 시점이지만...
아무래도 내심의 우려가 더 크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