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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 부르는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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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33회 작성일 16-05-31 05:45

본문

낮에 눈먼 별빛이 밤에 찾아온다는
그리움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노인의 기침 소리와 파란 새벽이
아침을 여는 것인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아궁이에는 감자가 익는 줄 알고
화톳불에는 어린 손을 비벼주는 할머니의 손이
사랑인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아버지하고 부르다가
그의 영전에 술 부으러 가던 길에
코스모스를 보았다
홀로 남은 어머니를 생각하면
찬장 깊숙이 숨겨놓은 소주 한 병이 낯설었다
굽어가는 등이 낙타를 닮아 간다
아들은 발자국을 찍으러 새벽에 나가고
어머니는 그 발자국을 지우고 밤에 멀어져 가신다

나의 삶에 아들아, 묻고 싶다
발 뒷굽이 동전처럼 달아도 지조는 버리지 마라
해가 뜨면 나가라
달이 없는 밤에 초 한 자루 켤 수 있으니
밥 긁는 소리 수저 부딪히는 한 솥 뚝배기가
행복하냐

너를 생각하면 늘 품어 살고 싶었다
남 주기 아깝고
그렇게 혼자 늙으면 어쩌나 짝을 찾아 주고 싶은
네 엄마도 외할머니도 가슴으로 낳은 딸들이다
내 품을 떠날 때에는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를 품고 날아가는
새가 되어라

늙는다는 것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하얀 밤에 눈이 덮인 세상이
포근한 솜이불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아내여
세상의 그 어떤 찬사보다도
나에게 노 저어 나가게 하는 힘을 주는 사람
고맙다는 말은 아껴두고 싶다

새소리 바람 소리
달을 지치는 구름의 소리
산사에 밤이 오면 독경 소리 구슬프지 않을
나의 삶은 헛되고 헛되지 않다
아직 내게 미력이나마 시를 쓰고 싶은 날들이
나를 닦고 초 한 자루 켤 힘이려니
사랑은 막역한 곳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살 비비고 시정잡배같이 살겠지만
호적등본에 이름 지우는 그 날까지
가족의 힘을 믿는다
우리는 하늘이 맺어 준 인연임을 믿는다









추천0

댓글목록

짐 캐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짐 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지고 ...따뜻하고 ..
고마움이 뚝 뚝 거립니다
아름답게 벅찬 힘... 주시어 감사합니다
늘 건강과 행복에 머뭄 하시길 바램드립니다..^^

아무르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답글이 늦었습니다.

어제와 오늘은
날마다 똑 같은 오늘 이었는데
하루 상간에
오월은
아주 먼 날처럼 느껴집니다.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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