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잔 앞의 여인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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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잔 앞의 여인 /秋影塔
알 수가 없노라 하였다만
술보다는 훨씬 옅은 살색의 실루엣은
뒤로 감추고
불빛에 반사되는 역광으로는 우리의 전생을
들여다보고 있을까?
중세의 굴곡 많은 옛 성곽을 지나
침략자도 토착민도 못 되는 나는
그림자 하나 가면처럼 뒤집어쓰고
당신의 눈빛 언저리까지 염탐 중이네
술보다는 냄새에 취한 듯하지만
알코올의 무례함일랑 탓하지 마시라
취하면 더 맑아지는 눈으로
당신이 잰
우리의 두 생의 간극은 너무 넓었던가?
술이 먼저 지나가고
당신이 나중에 지나간 듯한 그 길에 서서
홍조 같은 노을도 만져보고, 밟아보는 것인데
그대여, 세상에서 가장 싼 술, 막걸리! 를
앞에 놓고 묵언의 노래를 부르니
첫 잔이 끝 잔이라 마시고,
이 잔만은 행여 눈빛도 가리지 마시고
내 마음인 양 드시라!
현생은 후생의 전생쯤일 터이니
오늘 스쳐 지나면 다시 한 생을 기다려야 할 터
이 술잔이 너무 애잔하지 않은가?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선생님!
어제 과음 했더니만
막걸리 소리만 들어도 취하네요
어쩜 내인생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
쓰셨네요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어제 우연히 얻은 소재 하나가 시제로
어울릴 것 같아
한 번 써 보았을 뿐입니다.
어떤 분과 막걸리를 앞에 놓고 밀고
당기고 했었거든요. ㅎㅎ
감사합니다. 별들이야기님!
테오반고흐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ㅎ 저 말입니까? ㅎㅎㅎ 감사하네요
글의 소재가 되어서 말입니다
그것은 어떤 의미로든 관심받고 있다는 것이겠죠?
선생님의 글 인쇄하여 붙여놓더라도
원고료 내놓으라 타박하시면 안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어디 옮겨 놓고 볼만한 글이라도 됩니까?
막걸리 이야기인데....
혹 나중에 더 좋은 글이 나온다면
원고료는 그때 막걸리 한 잔으로
대신해도 됩니다. ㅎㅎ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말요
잘하셨네요
여자분이면 좋았을텐데요
추영탑님의 댓글

술 앞에 놓고 밀고 당기는데
여자거나 남자거나 매 일반이지요.
조금 다른거는,
여자하고는 빈잔도 즐겁고
남자하고는 가득 차야 맛이나지요.
다시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세요 밀당의 매력 멋진 시입니다
축하 주를 드러야 할것 같습니다
행운을 빌어 봅니다 현세던 내세던 연을 맺는다는것은
핑크빛이 아름다운 선홍색 마스코트로 영혼을 물들게 하거든요
파이팅요
고운 밤 되시고 고운 꿈 붉게 물들게 하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어디 나들이라도 다녀 오샜나요?
그냥 글일 뿐인데,
어째 좀 겸연쩍어 지는 마음입니다. ㅎ
글을 쓰는 게 쉬운 일도 아닌 것 같고요.
꽃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들여다보고 싶고
눈싸움도 하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
술 이야기가 나오면 허풍도 떨어보고
싶은 게 남자랍니다.
은영숙님, 유월이 왔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백합의 시절, 향기에 취해 좋은 글 많이,
many 쓰십시오.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