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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99회 작성일 16-06-01 10:44

본문

 사이버 법정法廷 / 테우리

 

 

 

  서기 2027년 2월 21일 재판이 벌어지고 있는 풍경이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겠다

 

  아니나 다를까, 법정엔 江과 山격인 판사와 검사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예전과 다름 없는 건 포승줄에 묶인 피고 한 사람과 변호인 같은 피고의 측근, 그리고 재판 도우미 사무관, 그 외 방청석을 채운 참관인들이다. 피고의 정면 재판관석엔 재판절차를 상세히 스크린하는 형광의 액정과 거짓말탐지기 같은 동공인식카메라가 스파이처럼 숨어 있다. 피고석엔 누리끼리한 단말기가 베테랑 고문관처럼 놓여 있고 변호인석엔 법률에 관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노트북이 차세대 전문가인 양 뽐내고 있다. 구름 한 점 없이 삼켜버린 보름달처럼 확연히 눈에 띄는 건 하얀 수의를 걸친 백발의 피고 한 사람, 그 외 이러쿵저러쿵

야단법석인 사람들 어김없이 새까맣다

 

  죄수의 나이는 고작 고희古稀, 그러나 죄목은 오래 산 죄, 세칭 가족들에게 저지른

괘씸죄 내지는 미래지향적 사회 방해죄. 결국 초고령화 사회에서 빈둥거리며 산

대역죄인이겠지

 

  이 시대 사이버 재판의 알고리즘엔 판사의 알량한 재량권조차 없다

  오직 심층분석의 빅데이터가 해부한 투명한 판결만 있을 뿐,

인간의 감정이 배제된 매커니즘이라 심리과정에 군말이 필요 없다

  모두진술이며 최후진술 역시 한마디 잔말이 필요 없다

  설문지처럼 오직 문자로 묻고 문자로 답하면 된다

 

  사이버 江의 심리가 끝나고 사이버 山의 구형 메시지다

  게으른 피고가 빈둥거린 만큼의 형량

  다시 강산이 변할 정도라는데

  덜컥, 10년 징역이란다

 

  아! 이거야말로 십년감수의 구속이로다

 

  피곤한 삶 하루라도 더 산다는 것

  그 자체가 구속이지만, 

추천0

댓글목록

金富會님의 댓글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곧 그 법정에 설..............아우가 인사 드립니다...^^
십년감수..........................적절하게 들어맞는..........
재밋게, 아프게, 읽고 갑니다. 형님.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아우님은 아직 멀었자나요
저야 내일이면 퇴역이지만 우리 김시인은 더 발전한 사회의 주역이 되어야지요
그때는 아마 평론 프로그램이 설치겠지만, 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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