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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그 신음 소리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06-01 11:32

본문

소나무 그 신음 소리에/광나루

 

산책을 마치고 나면 내가 앉아 쉬는 벤치가 있다

여기저기 운동기구가 있어 삐꺽거리는 소리 들리지만

무성한 나뭇잎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고

바로 옆에 아름드리 소나무 한 그루

듬직한 기상을 보이면서

경호원이라도 되는 양 거기에 있어

정이 든 나의 쉼터

 

살랑이는 바람 불어와

소나무의 손목 매만지면

안녕을 말하면서도

불쑥 쏟아내는 한숨

뚝뚝 떨어진다

기둥은 이리도 굵직한데

쳐다보면 가지 끝 잔 잎사귀

드문드문 말라 눈물 흘리고 있다

 

손가락에 작은 가시 하나만 박혀도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물어뜯고

손톱으로 당겨 보고

그래도 안 되면 바늘로 쑤셔

기어이 가시를 빼내야 속이 후련해지는데

 

속병이 있을까

말라가는 손은 얼마나 아프고 시릴까

몸뚱이 비벼대는 등산객들의 넉살에

살갗마저 상처받아

그 자리 얼마나 아팠으면 빛의 파스 붙여 놓았을까

바로 앞에 텃밭이 있어

주인이 너무 쳐다봐 짓물러버린 자국일까

 

가만가만 안아보고 뺨을 대본다

신음 소리

내 가슴을 적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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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흰빛내일님의 댓글

profile_image 흰빛내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개인적으로 나무라는 존재 자체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소나무가 얼마나 아파한지 어떤 세월을 지냈는지 느껴지는 거 같아서
다시 한 번 나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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